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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중, '감격시대'로 얻은 깨달음 "결국은 사람" (인터뷰)

기사입력 2014.04.09 23:05 / 기사수정 2014.04.11 23:05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김현중의 트레이드마크는 환한 미소다. '감격시대' 방송 내내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그의 웃음은 드라마가 모두 끝난 뒤 인터뷰 자리에서야 볼 수 있었다.

잘 때도 드라마 꿈을 꿀 정도로 푹 빠져 지냈던 시간. 그는 "아직은 정태를 보낼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극에 몰입하다 보니 지금도 약간 처져 있다"면서도, 이내 "얼마나 더 처져 있을지는 모르겠다"며 특유의 밝은 미소로 현장의 분위기를 띄웠다.

지난주 종영한 KBS 수목 특별기획드라마 '감격시대'를 통해 거친 파이터 역할을 성공적으로 소화해낸 김현중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이 지난 5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김현중은 '감격시대'를 통해 연기에 대한 해답을 많이 찾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한준 기자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이 지난 5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김현중은 '감격시대'를 통해 연기에 대한 해답을 많이 찾은 것 같다고 대답했다. 김한준 기자


▲ 중요한 시기에 만난 '감격시대'…연기에 대한 답을 찾다

올해 20대의 마지막을 맞은 김현중은 한 해의 시작을 '감격시대'와 함께 했다. 스스로도 지금을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라고 표현했고, 그만큼 '감격시대' 역시 깊이 생각했던 작품이었다.

그는 연기 데뷔작이었던 '꽃보다 남자(2009)'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으며 연기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듬해 '장난스런 키스(2010)'의 부진을 겪었고, 내내 '연기력 논란'이라는 꼬리표를 달아야 했다.

김현중은 연기를 쉬었던 4년 동안 '연기는 뭘까'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답을 찾은 것 같냐'는 질문에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많이 찾았다"고 대답했다. 이어 "드라마를 준비하면서 딕션과 호흡 공부를 굉장히 많이 했다. 그래서 발음, 발성이 좋아졌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막상 생각해보니 연기는 그게 아니었던 것 같다"며 "소리가 조금 뭉그러지고 발성이 안 좋다고 해도 사람을 이해시키고 진정성 있게 얘기하는 게 연기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감격시대'는 그런 의미에서 김현중에게 현장감의 중요성이라든지, 현장에서만 받을 수 있는 에너지를 몸소 느끼게 하는 계기가 됐다.

수많은 액션을 소화해야 했기에 김현중의 무릎과 목, 팔 등은 성한 곳이 없었다. 그러면서도 신정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하기 위해 실제 대본 외에도 머릿속에 또 다른 대본을 그려 넣고 끊임없이 고민, 또 고민했다. 신정태의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이미지 메이킹을 하며 그렇게 하루하루를 '정태의 삶'으로 살아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하던 김현중은 17회에서의 상하이클럽 오픈식 장면을 꼽았다.

"폭죽 터지는 장면을 신정태의 입장에서 바라봤다. 정태라면 폭죽을 처음 본 것일 테니, 그게 예쁜 건지도 몰랐을 거다. 그냥 화약 같은 느낌이었다. '이게 터지면서 이제 사람들이 많이 죽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위를 둘러보니 모두 각자 역할에 몰입해있더라. '다들 최선을 다하는구나' 싶었다." 신정태에 몰입했던 김현중의 생각이 여실히 드러난 부분이다.

사실 '감격시대'는 생방송에 가까운 촬영 일정으로 진행됐다. 마지막 촬영도 최종회 방송 7시간 전인 오후 3시께가 돼서야 끝났을 정도였다. 김현중도 경기도 남양주에서 실제 극의 마지막 신이었던 여동생 청아와의 재회 장면을 촬영한 뒤 내레이션 녹음을 위해 곧바로 방송국으로 이동했다.

김현중은 "마지막 컷 사인이 나자마자 '수고하셨습니다'라고 말할 새도 없이 자리에서 빠져 나와서 무조건 뛰었다. 여운을 느낄 새도 없었다. 그래서 감독님이나 스태프들과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이별한 것 같아 아쉽다"고 털어놓았다.

그럼에도 '감격시대'는 액션신을 비롯한 여러 장면에서 끝까지 뛰어난 영상 완성도를 보였다. 김현중은 이에 대해서도 "급한 촬영 일정 때문에 개연성이 없다고 느껴질 만한 부분도 몇몇 있는 것 같아 아쉽지만, 액션 감독님이 짧은 합을 멋있게 짜주셨다. 짧은 시간동안 이 정도 퀄리티의 액션을 뽑은 드라마는 거의 없지 않을까?"라면서 웃었다.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이 지난 5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김현중은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답변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한준 기자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이 지난 5일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김현중은 인터뷰 내내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답변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끌었다. 김한준 기자


▲ '사람다운 배우' 김현중이 그리는 연기자의 길

앞서 배우 조달환 등은 '감격시대'를 함께 한 김현중의 됨됨이에 대해 공개적으로 여러 차례 칭찬을 건넨 바 있다.

인터뷰 내내 김현중이 가장 많이 언급한 단어 중 하나도 바로 '사람'이었다.

"사람답게 사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 김현중은 "드라마를 찍으면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연기는 앙상블이지 않나. 동료 배우들이 리허설을 할 때 자기 컷이 아니어도 함께 울면서 연기해주고 했었던 에너지가 엄청났다. 영상 시스템이 아무리 좋아진다고 하더라도, 결국 중요한 것은 사람과 사람이 어떻게 연기를 하느냐인 것 같다"며 드라마를 통해 가장 크게 배운 점도 역시 '사람'이라고 얘기했다.

또 그는 "시나리오가 좋다면 아무리 작은 배역이라도 도전해보고 싶다"며 연기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앞으로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 역시 '사람다운' 것이다. 김현중은 "'네 멋대로 해라'처럼 주위에 있을 법한, 진짜 사람들이 사는 얘기를 연기하고 싶다. 일반적인 가족 얘기처럼 뭔가 현실적이고 사람이 살아가는 것에 대한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감격시대'로 지난해부터 바쁘게 달려온 시간, 당분간 김현중은 휴식을 취하며 재충전을 한 뒤 오는 6월부터 있을 월드투어와 새 앨범 발매 준비에 매진한다. 내년 군 입대 전에 좋은 작품을 만난다면 드라마든 영화든 가리지 않고 도전하고 싶은 것도 또 하나의 계획이다.

김현중은 "내 연기를 보고 시청자들이 힘과 감동을 얻고, 슬픈 장면이라면 '슬프다'에서 끝이 아닌 '슬프지만 이제는 나도 살 수 있다, 쟤도 사는데'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노래와 연기, 주어진 일에 대해 열심히 하는 게 연예인으로서의 최고의 목표 아닌가"라고 담담히 얘기했다.

노래와 연기를 '끝이 없는 싸움'이라고 표현한 김현중. 2005년 데뷔 이후 10여 년 동안 꾸준히 달려온 시간을 돌아보며 '10년 전 거칠던 나보다 더 바르게 자란 것 같고, 사람답게 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듯이 가수 겸 배우 김현중은 그렇게 또 다른 깨달음을 얻고 한 뼘 더 성장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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