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은 가득히'가 8일 16회를 끝으로 종영했다. ⓒ KBS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KBS 월화드라마 '태양은 가득히'가 두 달여의 여정을 마치고 종영했다.
8일 방송된 '태양은 가득히'에서는 한지혜(한영원 역)와 윤계상(정세로)이 서로의 사랑을 확인했지만 둘을 감싼 비극적인 현실에 결국 이별을 택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어 김유리(서재인)가 조진웅(박강재)의 사랑을 받아들였지만 이내 조진웅은 죽음을 맞았고, 3년 후 한지혜와 윤계상이 다시 재회하는 모습으로 끝을 맺었다.
방송 내내 짙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태양은 가득히'는 각각 2년, 6년 만에 안방극장과 KBS에 복귀한 한지혜, 연기파 배우 조진웅과 '대세' 김유리의 등장 예고로 많은 기대를 모았다.
또 KBS가 '태양은 가득히'에 거는 기대도 컸다. 지난해 종영한 '굿닥터' 이후 '미래의 선택'과 '총리와 나'가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며 월화극을 구원해 줄 '반전카드'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같은해 수목드라마로 방송됐던 '비밀'이 흥행에 성공하면서, 선굵은 정통 멜로를 표방한 '태양은 가득히' 역시 시청자에게 통할 수 있을 것이란 자신감이 있었다.
'태양은 가득히'는 다이아몬드를 둘러싼 총기사건으로 인해 인생이 뒤바뀌게 된 윤계상과 한지혜의 안타까운 인연을 그려냈다.
지난 2월 17일 방송된 첫 회는 5.1%(전국 기준·닐슨코리아 제공)의 시청률로 출발했다. 동계올림픽 기간과 첫 방송 날짜가 겹치며 1,2회를 연속 편성하는 나름대로의 강수를 뒀지만 다소 불안한 출발이었다.
이후에도 반전은 없었다. 4회에서 5.2%의 자체 최고 시청률을 나타낸 것도 잠시, 내내 2~3%대의 시청률을 오가다 종영을 앞둔 지난 1일 14회에서는 2.2%의 자체 최저 시청률을 기록하기에 이르렀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타 방송사와의 불운한 대진운 등 여러 외부 요인도 큰 인기를 끌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였다.
하지만 '태양은 가득히'가 시청률로만 평가할 수 없는 '웰메이드 드라마'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출연진들은 서로를 이끌고 보듬으며 최고의 호흡으로 최상의 시너지를 만들어냈다. 촬영 중 생일을 맞은 김영철(한태오)를 위해 즉석에서 깜짝 생일파티를 열었던 것 등이 그 예다.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돌아온 윤계상은 절규부터 오열 등 섬세한 감정연기는 물론, 눈빛 연기까지 완벽히 소화하며 지난 10년간의 연기 레이스가 헛되지 않은 것임을 스스로 증명했다. 때로는 밝고, 때로는 어두운 한영원의 감정 변화를 담담하게 그려낸 한지혜의 연기 역시 돋보였다.
조진웅의 존재감은 남달랐다. 영화는 물론, 드라마에서도 묵직한 연기로 시청자를 사로잡아온 조진웅은 김유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을 때로는 부드럽게, 또 강렬하게 표현해냈다. 여러 드라마를 통해 탄탄한 연기 내공을 다져온 김유리와의 호흡 역시 빛났다.
김영철과 전미선 등 극의 허리를 든든히 받치는 중견 배우들의 관록 있는 연기도 드라마에 무게를 더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은 끝까지 남았지만, 배우들의 연기만큼은 유종의 미로 남길 수 있게 됐다. '태양은 가득히' 후속으로는 오는 28일 강지환, 정소민, 최다니엘, 이다희가 출연하는 '빅맨'이 방송된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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