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런던(영국), 정태영 통신원] 100여일 앞으로 다가온 2014년 브라질월드컵은 여전히 '빨간 불'이다.
개막 날짜가 다가올수록 월드컵에 대한 기대가 증가하고 있지만 주요 경기장 공사 완료 기한을 몇 차례나 넘기면서 대회의 성공적 개최에 대한 걱정도 점점 커지고 있다. 4일 영국신문 '가디언'에 따르면 제롬 발케 FIFA(국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브라질월드컵이 순조롭게 준비될 것으로 믿지만, 준비 과정이 예정보다 늦어지면 관계자들이 더욱 고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월드컵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개막 100일 전 모든 준비를 마치고 분위기를 띄운다. 그러나 브라질월드컵은 아직까지 문제점 투성이다.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은 "더 이상 나뻐지지 않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는 경기장 완공 여부다. 브라질월드컵 12개 경기장 중 4곳에서 여전히 공사가 한창이다. 지난 2007년 브라질월드컵 개최가 확정됐지만, 정치적인 문제로 개최 도시들은 2년이 지나서야 결정된 바 있다. FIFA의 압박에도 공사는 여전히 더디다. 상파울루 경기장은 인부 2명의 인명사고로 지연됐고 쿠리치바 경기장은 5월 중순까진 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폭우로 지붕 일부가 무너진 곳도 있다.
IIT, 미디어, 티켓 부스를 비롯해 매점 등의 각종 편의시설을 갖춰야 하기에 시간은 더욱 촉박하다. 또한 본격적인 준비가 시작되면 더 많은 문제가 터질지 모른다고 초조해 하고 있다. 입장권 가격은 애초부터 논란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급성장한 브라질의 중산층을 중심으로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전세계 팬들의 관심은 점차 뜨거워지고 있다.
FIFA는 이미 3300만장의 티켓 가운데 2300만장의 입장권을 팔았고 1500만장 중 60%의 티켓을 할인해 브라질에 풀 예정이다. 또 16만장의 입장권은 오는 12일 추가 발매될 예정이다. FIFA는 브라질월드컵 입장권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를 누그러뜨릴 방안으로 대량의 값싼 티켓을 브라질 국민의 몫으로 남겨놓았다. 그러나 이 점 만으로 고가의 입장권에 대한 비판을 완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번 브라질월드컵은 치안도 골칫거리다. 대회마다 테러에 대한 위험은 늘 있어왔기에 그렇다 치더라도, 현재 브라질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국적 시위는 도가 지나치다. 지난 해 열린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기간 동안 브라질 주요도시의 거리에서는 수천 건의 시위가 발생한 바 있으 지금까지도 끊이지 않고 있다. 불안한 치안 문제는 브라질월드컵 기간 가장 큰 이슈가 될 수도 있다.
브라질 국민들은 40억달러(한화 4조 2,840억)의 막대한 돈이 교통, 교육 등과 같은 공익사업 대신 월드컵경기장 건설에 쓰였다는 데 분노하고 있다. 브라질 국민들의 분노는 좀처럼 누그러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월드컵이 개최되는 6월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기간 동안 치안에 5억파운드(한화 8,950억)와 15만 명의 병력을 투입해 경기장을 철통 방어하겠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남겨진 문제는 교통이다. 월드컵 경기를 보기 위해 팬들은 드넓은 브라질을 동서남북으로 가로질러 다녀야 한다. 브라질 정부는 이에 대한 부정적인 예측을 묵살하려고 애쓰고 있지만 아직 많은 공항을 업그레이드해야한다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압력에 시달리고 있다. 일부 공항은 월드컵까지 보수 공사가 완공되지 않을 것으로 보이며 포르탈레자로 가는 팬들은 임시 터미널을 이용할 예정이다.
월드컵 기간 동안 2000개의 새로운 국내선이 도입될 예정이지만 공항이 이 많은 양을 수용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숙박시설 가격 상승에 대한 우려도 있다. 특히 리우데자네이루는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가운데 많은 팬들은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가격이 떨어지길 기대하고 있다. 블래터 FIFA 회장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래도 브라질 정신과 브라질 축구가 이번 월드컵을 특별하게 만들 것"이라고 희망 찬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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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