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LA 다저스의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가 고개를 숙였다. 시범경기지만 자신의 부진에 스스로 납득할 수 없는듯 보인다.
커쇼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뮤니시플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2014 메이저리그 시범경기 오클랜드와의 맞대결에서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경기 초반 컨디션은 괜찮았다. 1회말과 2회말 범타와 삼진을 적절히 섞어 연속 삼자 범퇴를 일궈 손쉽게 이닝을 소화했다. 더욱이 타선이 선취점을 뽑아 2-0으로 리드를 먼저 잡았다.
문제는 3회말이었다. 데릭 바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며 커쇼가 흔들렸다. 제구가 전혀 잡히지 않는 모습이었다. 후속 타자인 데릭 노리스 역시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했다. 무사 1,2루 상황에서 샘 펄드가 중견수 앞 적시타를 쳤고, 2루에 있던 바튼이 홈을 밟아 따라가는 점수를 만들었다.
여전히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한 커쇼는 빌리 번스에게 또 다시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고, 이어 타석에 들어선 닉 푼토가 초구를 받아쳐 우전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때 2명의 주자가 홈으로 들어와 3-2 역전 됐다.
이후 브랜든 리그에게 마운드를 물려줬지만, 조쉬 레딕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해 2점을 실점했다. 이때 들어온 주자 2명 모두 커쇼의 책임 주자였기 때문에 실점이 5점으로 늘었다.
커쇼는 지난 27일 시범경기 첫 등판인 애리조나전에서도 2이닝 5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했다. 당시 커쇼는 1회부터 아론 힐과 마틴 프라도에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선취점을 내줬고, 2회에도 제라드로 파라, AJ 폴락에게 연속타를 맞으며 2점을 더 내줬다. 커쇼가 흔들린 다저스는 1-4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사실 시범경기 성적만으로 해당 선수의 한 시즌 전체를 예측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커쇼는 지난해에도 시범경기에 7번 등판해 2승 3패 평균자책점 4.18로 썩 좋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정규 시즌 들어와서 '에이스'다운 면모를 과시하며 내셔널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커쇼는 스스로에 실망한 눈치다. 그는 경기후 'LA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몸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정말 (부진한) 이유를 모르겠다. 당장 그 이유를 찾고 싶다"며 "다른 사람들은 시범경기니까 크게 신경쓰지 말라고 하지만, 나에게는 정말 큰 일이다. 반드시 원인을 밝혀야 한다"고 토로했다.
인터뷰 내내 "잘 모르겠다(I don't know)"는 말을 몇 번이나 반복하며 혼란스러운듯 한 커쇼는 "아직 컨디션이 최고조가 아니다. 오늘 경기에서도 2회까지는 감을 찾은듯 싶었는데 도대체 3회말에 무슨일이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심경을 밝혔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클레이튼 커쇼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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