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2013년에는 정말 다르다고 생각했다. 상승 기류를 탄 김에 속력을 높여 거침없이 질주 했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에 울었다. KIA 타이거즈의 양현종 이야기다.
지난 시즌 초반 양현종은 무서운 투수였다. 4월부터 6월까지 9승을 쓸어 담으며 다승 1위, 평균자책점 1위(2.30)에 올랐다. 이 기간동안 패는 단 한 차례에 불과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차곡차곡 새 시즌을 준비해 시범 경기부터 페이스를 끌어올린 보람이 있었다.
그러나 6월 28일 삼성전에서 옆구리 통증이 재발했다. 잠깐 휴식을 취한 뒤 등판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예상보다 재활이 길어졌다. 약 5주 후 1군 무대에 복귀한 양현종은 전반기에 보여줬던 위력적인 구위를 살리지 못한채 시즌을 마쳤다. 당연히 아쉬움이 더 크다.
"시즌 끝난 후에 모교인 동성고에서 개인 훈련 하면서, 고등학교 후배들 조금씩 가르쳐주기도 하고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는 양현종은 "최근 검진을 받았더니 별 이상이 없다고 한다. 몸 상태는 좋다"고 말했다. 이미 새 출발을 위한 담금질을 시작한 셈이다.
양현종은 지난 시즌을 돌아보니 몸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가장 아쉽다고 털어놨다. "내 몸을 내가 관리 못한게 컸다. 이번 겨울에 준비를 잘 했으니까 전지 훈련에서도 최상의 상태로 훈련에 임하겠다"며 자책과 동시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아쉬움은 깨끗히 떨친듯 했다.
그가 데뷔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남겼던 시즌은 지난 2009년과 10년이다. 양현종은 KIA가 10번째 우승을 차지했던 2009년 12승을 올렸고, 다음해에 16승을 올리며 다승 2위에 등극했다. 그러나 이후 맞은 세번의 시즌 동안 한 번도 10승에 도달하지 못했다.
욕심을 부릴 법도 한데 "승수 쌓기 보다 이닝을 많이 소화하는게 가장 큰 목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목표 이닝은 150이닝이다. 양현종이 한 시즌에 150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2010시즌이 유일하다.
그는 또 "KIA는 분명히 실력이 있는 팀이다. 선수들이 부상만 조심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모두다 부상만 조심했으면 좋겠다"고 '부상 조심'을 거듭 강조했다. 부족한 실력보다 뜻하지 않은 부상에 발목 잡힐 때 더욱 아쉬움이 짙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KIA의 명예 회복에 양현종이 선봉장에 설 수 있을까. 그의 여덟번째 시즌이 기대가 된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양현종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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