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이제 막 학생티를 벗은 젊은 선수가 쉴 새 없이 코트를 누볐다. 207cm 아가메즈와 팽팽하게 맞서 팀의 연패탈출을 위해 뛰고 또 뛰었다. 한국전력의 ‘괴물루키’ 전광인의 이야기다.
한국전력과 현대캐피탈의 2013-14시즌 NH농협 V리그 3라운드 경기가 펼쳐진 12일 수원 실내체육관. 선두와 꼴찌의 대결이었다. 더군다나 한국전력은 외국인선수 교체 과정에 있어 국내선수들로만 라인업을 꾸려 현대캐피탈과 맞서야 했다. 때문에 쉽게 결과가 예상되는 경기이기도 했다.
1세트는 시나리오대로 흘렀다. 아가메즈를 앞세운 현대캐피탈은 공격력에서 확실한 우세를 보이며 가볍게 1세트를 챙겼다. 하지만 2세트 전혀 다른 양상이 전개됐다. 1세트 3득점(공격성공률 40%)에 머물렀던 ‘슈퍼 루키’ 전광인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194cm, 그리 크지 않은 키의 전광인은 고무공처럼 튀어 올라 상대 진영에 강한 스파이크를 꽂아 넣었다. 또 디그와 서브 리시브를 위해 몸을 날렸고, 블로킹 5개를 포함한 36득점을 올리며 팀내 최다 득점을 기록했다. 공격점유율은 43.61%에 공격성공률 53.45%, 외국인선수 못지않은 활약을 펼쳤다.
전광인의 활약에 현대캐피탈 수비진은 급격하게 무너지며 벼랑 끝까지 몰렸다. 끝까지 승자를 알수 없었던 4세트 후반, 전광인과 아가메즈의 맞대결은 이날 경기 백미였다. 스코어 21-21에서 아가메즈가 뛰어 올라 강스파이크를 꽂아넣자, 전광인이 퀵오픈으로 맞섰다. 다시 아가메즈가 오픈 공격으로 포인트를 쌓자, 전광인이 동점을 만들기 위해 반격에 나섰지만 윤봉우에 블로킹에 가로 막혔다. 하지만 기어코 전광인은 오픈 공격으로 24-24 듀스를 만들었다.
비록 한국전력은 28-28까지 이어진 승부에서 연속 범실로 무너진 후 5세트에서 아가메즈의 강서브에 무너졌지만, 전광인은 경기장을 가득채운 팬들의 뜨거운 함성을 받기에 충분했다.
무릎이 아픈 상황에서도 종횡무진 코트를 누빈 전광인이다. 신영철 감독 역시 젊은 선수의 열정에 고마움을 표했다. 신 감독은 현대캐피탈전 후 “(전)광인이가 힘든 과정을 잘 견뎌주고 있다. 어려운 공도 잘 쳐주고 1인 2역을 해주고 있다”면서 “무릎이 안 좋다. 체력 조절도 해줘야 할 것 같다. 전광인이 해주는 것 보면 고맙게 생각한다”고 했다.
비록 현재까지 최하위로 쳐져있지만, 겁 없는 루키 전광인이 있기에 한국전력의 미래는 밝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전광인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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