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중국의 늦바람이 거세게 몰아치고 있다. 자급자족 형태를 띄던 중국 축구는 불과 3년 사이 막강 자본력을 등에 업으며 아시아 시장을 휩쓸고 있다.
K리그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지난 3일 FC서울은 데얀을 장쑤 쉬엔테로 보낸 데 이어 하대성까지 베이징 궈안에 내줘야 했다. 서울은 오랜 고심 끝에 새로운 도전을 원하던 하대성의 뜻을 수용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앞으로도 K리거들의 중국행 소식은 줄을 이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K리거들을 향한 중국 클럽들의 러브콜은 오늘, 내일의 일이 아니다. 추가로 장현수의 광저우 부리행 등 한국 선수들의 중국 러시까지 두드러지며 국내엔 중국 축구에 대한 남다른 경계심도 생겼다. 또 한 가지 고민이 추가됐다. 중국의 늦바람이 공교롭게도 국내 FA시장이 열리는 1월 들어 축구계를 강타하고 있다는 점이다.
1월은 K리그 'FA의 계절'이다. 총 193명의 선수들이 FA 자격을 취득했다. 지난 해 12월 31일까지 원소속구단과의 교섭기간이 종료, 1월부터는 모든 구단들로 협상 범위가 확대, 본격적인 물밑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이에 따라 FA 스타들에겐 여러가지 선택지들이 생겼다. 국내 구단과의 FA 교섭 뿐만 아니라 해외 구단으로의 이적 시나리오 역시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중국 팀들이 미소짓고 있다. 진입장벽 해소와 함께 FA 최대어 영입에 미끼를 던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최근 네쿠남(에스테그랄) 등 중동 스타들에게도 관심을 보이고 있는 중국이 한국 FA시장까지 손을 뻗힐 가능성은 농후해 보인다.
FA 최대어들은 우선 국내 잔류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까지 손대호 만이 광저우 그린타운행으로 무게가 실렸을 뿐 K리그 대표격 맏형들은 원 소속구단 잔류 혹은 K리그 타구단으로 이적을 타진하고 있다.
김남일의 거취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현영민이 성남 일화를 떠나 전남 드래곤즈 유니폼을 입었다. 설기현, 이동국 등 거물급 FA스타들은 소속팀 잔류가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적 가능성이 짙은 최대어들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시즌 경남FC에서 활약한 김형범은 국내외 수많은 구단들이 벌써부터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시즌 드라마틱한 K리그 우승을 일군 포항맨들의 거취에도 남다른 관심이 쏠린다. 신화용, 박성호를 비롯해 최근 십자인대 수술 후 회복 중인 황진성 역시 이적 가능성이 있다. 특히 포항 허리진이 엔진 역할을 했던 황진성의 경우 군 면제가 확정되면서 선택지가 확대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FA 시장의 동향에 따라 비판 여론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국발 역풍을 맞을 시엔 최근 불어닥친 중국 경계령과 함께 문제가 제기될 소지도 엿보인다. 이제 막 움직이기 시작한 FA 시장에서 과연 어떤 스토리가 펼쳐질 지 축구팬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사진=FA 취득한 이동국, 설기현, 박성호 (C) 엑스포츠뉴스DB]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