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추신수와 스즈키 이치로의 인연은 약 12년 전에 시작됐다.
부산고 재학 시절 국내 고교 최대어로 평가 받았던 추신수는 135만 달러(약 14억원)에 시애틀매리너스와 입단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시애틀에는 이미 일본 출신 '천재 타자' 이치로가 존재했다. 2001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이치로는 그해 3할 5푼의 타율, 242개의 안타, 56개의 베이스를 훔치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시즌 MVP를 차지했다.
이치로와 수비 포지션이 겹쳤던 추신수는 빛을 보지 못했다. 낮은 연봉과 열악한 연습 시설, 불투명한 미래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던 추신수는 2005년 드디어 메이저리그 데뷔를 이뤘다. 당시 10경기에 나서 18번 타석에 들어섰지만 단 1안타를 때려내는데 그쳤다. 결국 시애틀은 둘 중 이치로를 선택하며 추신수를 트레이드 카드로 사용했다.
2006년부터 클리블랜드 유니폼을 입은 추신수는 출전 기회를 얻으며 급성장해 팀의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클리블랜드에서 7시즌을 뛰면서 685경기 동안 2할 후반대 평균 타율, 83홈런, 85도루를 기록했다. 2009년과 2010년에는 2년 연속 '20-20'을 달성했다.
2012년 시즌 종료 후 다시 신시내티로 트레이드 된 추신수는 그곳에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한 시즌 동안 타율 2할8푼5리, 162안타, 21홈런, 112볼넷, 20도루, 장타율 4할6푼2리를 기록했다. 4할2푼3리의 출루율로 내셔널리그 전체 2위에 오르며 '출루 머신'이라는 별명을 안겼다.
추신수가 승승장구하는 동안, 이치로의 입장은 많이 바뀌었다. 이치로는 메이저리그 데뷔 이후 10년 연속 3할이라는 엄청난 기록을 달성했지만, 11번째 해부터 부진을 겪고 있다. 2012시지 중반부터 양키스 줄무늬 유니폼을 입게 된 이치로는 올 시즌 2할6푼2리의 타율, 7홈런, 20도루, OPS 0.639를 기록하며 부활에 실패했다.
올 시즌 종료 후, 양키스가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이치로를 트레이드 카드로 내놓았다는 소문이 돌았다. 양키스 브라이언 캐쉬맨 단장도 "어떤 움직임을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해 교통 정리가 필요한 외야진 중 트레이드 가능성이 있음을 언급했다.
추신수와 이치로는 메이저리그에 내 아시아계 선수로 함께 활약을 펼치며 입지를 다졌다는 공통점이 있다. 한국과 일본. 각자의 고국을 대표하는 두 명의 타자가 앞으로도 빅리그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스즈키 이치로, 추신수 ⓒ MLB.com 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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