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전수퍼모델코리아, 도수코4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신현지의 우승으로 막을 내린 '도전수퍼모델코리아4'. 시즌마다 숱한 화제를 몰고 다니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벌써 네 번째 시즌이 끝났다. 이번 시즌에서는 우승자 신현지는 물론 정하은, 정호연이 실력 이외의 부분에서 주목받았다.
떠들썩한 시간을 보낸 도전수퍼모델코리아'의 김헌주 PD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지원자들의 역량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헌주 PD와 지난 18일 만나 그가 생각하는 도전자들에 대해 들었다.
"신현지는 딱 요즘 고등학생이다." 김 PD는 이번 시즌 우승자, 신현지가 말투와 행동이 평범한 고등학생이라고 말했다. 이어 "웃기고 이상한 애"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촬영장에서 항상 밝은 신현지는 끝까지 어머니에게 자신의 우승소식을 전하지 않았다고. 결국 신현지의 어머니는 신현지의 우승을 TV를 통해 알게 됐고 이 장면은 고스란히 영상으로 전해졌다.
김 PD는 시즌 시작부터 신현지를 눈여겨봤다고 했다. 그는 "신현지는 공개 오디션을 볼때만 해도 원석 같았다. 알려지지 않은 참가자였고 앞으로 잘했으면 했다"며 "제작발표회서 모델 장윤주가 어렸을 때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 밝혔던 참가자도 사실 신현지였다"고 전했다.
신현지는 초반부터 뛰어난 실력을 보였던 참가자는 아니었다. 신현지의 우승을 두고 다소 의외라는 의견도 있었다. 이에 김 PD는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를 보면 실력이 떨어지는 지원자는 아니다. 신현지는 갈수록 성장했다. 시청자들이 보면서 함께 커간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던 친구였다"고 했다.
우승자 신현지 외에도 이번 시즌에서 주목받은 참가자가 있었다. 정하은과 정호연이었다. 정하은은 황현주와 신경전을 벌인 끝에 막말하며 많은 시청자에게 비난을 샀다. 정호연 역시 패자부활전으로 다시 프로그램에 합류했지만 그의 소속사가 장윤주와 같아 '밀어주기' 아니었느냐는 의혹을 받았다. 김 PD는 이들에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 PD는 "정하은은 욕심이 많은 참가자다. 착하고 착실하고 의리 있다. 하지만 너무 솔직했다는 게 프로그램에서는 단점이 됐다"고 말을 이었다. 김 PD는 정하은과 일하고 그의 촬영분을 편집할 때 즐거웠다며 "정말 재밌는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정하은의 털털하고 가식을 모르는 성격이 더 조명받았다면 발랄한 인물로 비쳤겠지만 시청자의 반응은 달랐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정하은에 대한 비난은 부산 미션에서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황현주와 같은 방을 쓰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서로 신경이 날카롭던 두 참가자 사이에선 과격한 말이 오갔다. 이에 김 PD는 "둘 사이에 미묘한 신경전이 있다는 것은 알았다. 그러나 그정도로 심한지는 몰랐다. 인터뷰를 진행한 스태프들의 문서화된 보고는 받았지만 편집하면서 자세히 알게됐다"고 전했다.
김 PD는 프로그램을 촬영하며 참가자들이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에 현실과 리얼리티 프로그램이 약간 떨어져 있는 것이 좋다는 견해도 밝혔다. 그는 정하은의 댓글 논란에 대해 "정하은이 그 사건 이후로 대중에게 의심 받기 시작했다. 정하은의 행동이 모두 부정적으로 보였다. 본인도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말했다.
정하은에 이어 정호연으로 대화를 옮겼다. 김 PD는 정호연에 관해 더욱 안타까운 심정을 드러냈다. 그는 "패자부활전은 프로그램 시작 전부터 논의됐다. 매년 안타깝게 탈락한 도전자를 위한 하나의 장치였다"며 "화보 하나 찍는 데도 몇천만 원이 들 정도로 돈이 많이 든다. 그래서 이번에는 생존자들과 함께 런웨이 무대를 하고 백스테이지 촬영으로 패자부활전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김 PD는 패자부활전 무대에서 정호연이 워낙 뛰어난 실력을 보여줬다며 "너무 열심히 했다. 뽑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정호연의 소속사가 하필 '에스팀'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 PD는 정호연의 논란이 커진 이유를 스포일러로 꼽았다. 그는 "8회 방송이 끝나자 탑3 진출자가 알려졌다. 정호연이 부진할 때 그 사실이 알려진 것이다. 8회를 계기로 정호연은 부쩍 성장하며 우승도 했다. 시청자들이 9회부터 접했다면 큰 논란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며 "결국 이런 상황에서 소속사 문제도 함께 터졌다. 시기의 문제였다. 자신은 피눈물 흘리면서 두 번 우승했지만 그의 우승은 한 번도 축복받지 못했다"고 했다.
외로운 우승이지만 정호연은 "그래도 좋다"고 했다며 김PD는 정호연이 "철이 많이 든 사람"이라고 수식했다. 그는 또한 정하은과 정호연을 "밝고 강한 사람"이라고도 표현했다. 이 둘이 짧은 시간동안 엄청난 비난과 스트레스를 받았지만 견뎌냈다는 것이다.
"출연자들에게 우리 제작진을 이용해 달라고 이야기를 많이 한다. 이 프로그램에서 잘해서 모두가 이름도 알리고 모델 활동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김 PD가 참가자를 대하는 자세는 진지했고 애정이 묻어났다. TV 화면을 통해 참가자들의 날 선 경쟁만을 봤던 시청자와 달리 그는 제작자이자 참가자들의 응원자이기도 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김헌주 PD ⓒ CJ E&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