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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은, 남편 한상진 눈물에 "망했다" 행복한 핀잔

기사입력 2013.11.11 20:50 / 기사수정 2013.11.12 08:12

조용운 기자


박정은 은퇴 / 한상진 눈물

[엑스포츠뉴스=용인, 조용운 기자] "남자가 질질 짜면 안되는데..."

'명품 포워드' 박정은(36)이 19년 선수생활을 환희의 눈물과 함께 마감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화려한 은퇴식을 치렀다.

박정은이 11일 용인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3-14시즌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 용인 삼성생명과 청주 KB스타즈의 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가졌다.

아직 프로농구가 출범하기 전인 1996년 실업무대를 통해 농구팬들에게 인사를 한 박정은은 어느새 19년을 뛴 노장이 돼 있었다. 세월을 비켜간 듯한 외모와 변함없는 플레이로 언제나 코트를 누볐던 박정은은 더 이상 유니폼이 아닌 단정한 정장 차림으로 코트를 밟았다.

입장할 때만 해도 밝은 표정이던 박정은은 지난 19년을 정리한 활약상이 전광판을 통해 소개되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참던 눈물은 지금의 자신을 있게 한 어머니 임분자 씨, 농구선수의 길로 안내한 이상돈 교장선생님, 열성팬 이민희 씨, 은사 유수종 감독, 남편 한상진 씨가 일일이 소개되면서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인기 탤런트이자 박정은의 남편으로 잘 알려진 한상진 씨는 입장부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누구보다 바로 옆에서 박정은의 지난 세월을 지켜봐와선지 더 많은 눈물을 흘려 감동을 선사했다.



남편의 모습에 박정은은 "오기 전부터 남편이 울까봐 걱정을 했었는데"라며 행복한 말투로 핀잔을 줬다. 박정은은 "남자가 질질 짜면 안 되는데 너무 울었다"면서 "망했다"고 활짝 웃어보였다.

핀잔 아닌 핀잔은 애정에서 비롯됐다. 박정은은 "남편은 나 못지않게 선수의 삶을 살았다. 나보다 더 농구를 사랑했다"며 "부인 박정은 보다 선수 박정은을 보내는 마음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시간을 코트에서 보낸 박정은이었기에 좀 처럼 은퇴가 감이 오질 않는 모습이다. 박정은은 "기분이 조금 이상했다. 억지로 가라앉혔는데 체육관 들어오는 순간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며 "기억력이 좋지 않은데 순간순간 느낌까지 기억이 났다"고 코치로 밟은 코트의 소감을 전했다.

삼성생명의 코치로 제2의 삶을 시작한 박정은은 "내가 받았던 사랑과 행복감을 꼭 후배들에게 돌려주겠다. 지도자로서 많이 배워서 후배들에게도 이런 기분을 꼭 느끼게 해주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한상진·박정은 ⓒ WKBL 제공]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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