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팀의 창단 첫 우승을 위해 남은 아웃카운트는 단 하나. 볼카운트 1B2S에서 대타 야노 겐지에게 4구째 142km 스플리터를 던졌고, 겐지는 헛스윙을 했다.
다나카 마사히로(라쿠텐 골든이글스)의 손으로 라쿠텐의 창단 첫 우승을 확정하는 순간이었다.
라쿠텐은 3일(이하 한국시각) 일본 미야기현 센다이 클리넥스 스타디움 미야기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2013 일본프로야구(NPB) 재팬시리즈 7차전에서 3-0으로 완승하며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7차전까지 가는 팽팽한 승부의 마지막을 장식한 이는 '괴물 투수' 다나카였다. 다나카는 팀이 3-0으로 앞선 9회초 3번째 투수로 등판해 15개의 공을 던져 마지막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내며 라쿠텐의 우승을 확정하는 헹가래 투수가 됐다.
전날 다나카는 9이닝 동안 160구를 뿌리는 역투를 펼치고도 완투패(7탈삼진 1볼넷 12피안타 4실점)를 당하며 연승 행진을 30경기에서 중단했다. 스스로도 "마음먹은 대로 잘 던져지지 않았다"고 분한 마음을 토로했을 만큼 아쉬움이 많이 남는 경기였다.
결국 승부는 최종전까지 왔고, '승부사' 다나카의 진가는 이 경기에서 다시 한 번 빛을 발했다.
다나카는 5번 무라타 슈이치에게 던진 3구째 150km 직구에 중전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사카모토 하야토를스플리터 3개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이어 후속타자 존 바우커에게도 스플리터로 4구째에 1루 땅볼을 유도해 2아웃을 만들었다. 이후 8번 호세 로페스에게 초구 148km 바깥쪽 낮은 직구에 우전 안타를 맞으며 2사 1,3루의 고비를 맞았지만, 후속타자 야노 겐지에게 초구 볼을 던진 뒤 스플리터로 내리 3개의 스트라이크를 꽂아 넣으며 무실점으로 경기를 매조졌다. 재팬시리즈 첫 세이브였다.
전날 160개의 역투를 펼친 그였지만, 팀의 첫 우승을 위해 1구, 1구에 힘을 실으며 차례차례 카운트를 잡아나갔다. 올 시즌 종료 후 메이저리그(MLB) 진출을 노리는 다나카는 일본에서의 마지막 경기가 될 수도 있는 9회초 한 순간에 온 힘을 쏟아 붓는 투혼을 보였다.
우승을 확정한 뒤 다나카는 호시노 센이치 감독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나눴다. 호시노 감독은 "마지막은 다나카가 장식하도록 하고 싶었다"며 9회초 그를 마운드에 올린 이유를 전했다.
다나카는 이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6차전에서 마음에 들지 않는 투구를 했기 때문에 오늘은 출전할 수 있다면 좋은 모습을 보이자고 준비하고 있었다"면서 "이 느낌을 겪을 수 있게 해준 팀,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나카는 "(이제는) 일본 제일이 된 것이다"라고 우승의 기쁨을 표했다. 지난 2007년 프로 입단 후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그는 마지막을 '팀의 우승'이라는 결과물로 장식하며 더 큰 무대를 향한 기분 좋은 발걸음을 내딛을 수 있게 됐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다나카 마사히로 ⓒ Gettyimages/멀티비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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