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상암, 조용운 기자] 큰 경기에서는 뜻밖의 인물이 주인공이 되는 경우가 있다. 광저우 정벌에 나선 FC서울의 선봉도 예상치 못했던 에스쿠데로였다.
서울은 26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저우 에버그란데(중국)와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겼다.
서울은 전반 11분 터진 에스쿠데로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곧바로 상대에 동점골과 역전골을 허용하며 패색이 짙었다. 하지만 서울은 종료 6분 전 에스쿠데로의 도움을 받아 데얀이 재차 동점골을 뽑아내며 2-2를 만들었다.
아시아 최고의 무대, 가장 높은 곳에서 만난 두 팀인 만큼 서울과 광저우는 이름값이 높은 선수들이 많았다. 서울에는 데얀과 몰리나, 하대성이 있고 광저우는 거액의 외국인 3인방이 주연 자리를 노렸다.
그 누구도 에스쿠데로의 역할을 주인공으로 예상한 이는 없다. 에스쿠데로의 기량을 과소평가했다기 보다 에스쿠데로의 지금까지 역할은 조연이었기 때문.
에스쿠데로는 서울내 그 누구보다 많이 뛰고 넓은 활동반경을 자랑한다. 덕분에 서울의 최전방 공격은 자유로운 스위칭이 가능했고 측면을 오가며 수비에 적극 가담하는 에스쿠데로의 존재로 강한 사이드를 완성했다.
반면 헌신도에 비해 기록이 보여주는 활약은 약했다. 소위 '열심히는 뛰지만 골은 못 넣는' 선수가 바로 에스쿠데로였다. K리그 클래식에서도 에스쿠데로는 지난 6월 이후 골맛을 보지 못했다.
그래서 더 에스쿠데로의 이날 골이 반가운 이유다. 에스쿠데로는 단 한 번 찾아온 상대 문전에서 기회를 놓치지 않고 골로 연결했다. 이 골로 서울은 전반부터 분위기를 타며 광저우를 맞아 좋은 경기를 펼쳤다.
광저우에 흐름을 내주고 서서히 끌려가던 전반 중반부터 후반 중반까지 에스쿠데로는 특유의 성실성과 활동량으로 공수에 걸쳐 힘을 더했고 모두 포기하던 후반 39분 또 한 번의 기적을 만들어냈다. 에스쿠데로는 왼쪽 앤드라인까지 치고 들어가 몸을 날리며 문전으로 패스했고 이를 받은 데얀이 마무리하면서 도움까지 챙겼다.
움직임에 비해 공격포인트에서 아쉬움을 보였던 에스쿠데로는 가장 중요했던 경기, 광저우전에서 1골1도움을 긁어모으며 최고의 활약을 보였고 상대에 데얀과 몰리나만 있는 것이 아니라는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사진=에스쿠데로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