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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커버스토리] 류현진 야구인생 '최고의 날'이 온다

기사입력 2013.10.18 15:53 / 기사수정 2013.10.18 15:53

신원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로스앤젤레스(미국), 신원철 특파원]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7차전, 성사만 된다면 분명 류현진(LA 다저스) 야구 인생 최고의 경기로 남을 만한 '빅 게임'이다.

다저스는 17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MLB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경기에서 6-4로 이겼다. 시리즈 전적 2승 3패를 만들면서 남은 2경기를 통해 월드시리즈 진출이라는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게 됐다. 6차전에는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 7차전에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선발 투수로 출전한다. 1패만 하더라도 탈락하는 위기 상황이지만 선발 로테이션을 보면 해볼 만한 승부다.

▲ 승부는 부시스타디움에서

이제 무대는 세인트루이스 홈구장 부시스타디움으로 옮겨진다. 세인트루이스는 홈에서 열린 1,2차전을 모두 가져가며 일찌감치 월드시리즈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반대로 다저스는 3~5차전에서 2승 1패로 막판 반전 시나리오를 이어갔다.

두 팀 모두 정규시즌 홈 승률이 원정 승률에 비해 높았던 가운데 세인트루이스는 홈-원정 승률 차이가 특히 두드러졌다. 세인트루이스는 홈에서 승률 6할 6푼 7리(54승 27패), 원정에서 승률 5할 3푼 1리(43승 38패)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30개 구단 가운데 두 번째로 높은 홈 승률(1위 애틀랜타 0.691, 56승 25패)이다.

반대로 다저스는 원정 승률이 가장 높았던 팀이다. 텍사스와 함께 원정 승률 5할 5푼 6리(45승 36패)를 올렸다. 홈 승률 5할 8푼(47승 34패)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원정 4경기에서는 3승 1패에 성공했다. 1패는 커쇼가 가져갔다.

포스트시즌에 한정할 경우 세인트루이스는 홈에서 4승 1패, 다저스는 원정에서 1승 3패를 기록했다. 

  

▲ 6차전, 커쇼-와카의 '0점대 맞대결'

두 팀의 홈-원정 승률만 보면 세인트루이스의 압승으로 끝날 듯하지만 경기 내용은 팽팽했다. 세인트루이스는 홈에서 1.84(49이닝 11실점 10자책), 다저스는 원정에서 1.93(37⅓이닝 9실점 8자책)의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다저스에서는 커쇼가 큰 역할을 했다. 그는 포스트시즌 원정 2경기에서 13이닝 2실점 1자책으로 평균자책점 0.69를 기록했다. 챔피언십시리즈 2차전에서 패전투수가 됐지만 7이닝 비자책 1실점으로 호투했다. 포스트시즌 전체 평균자책점은 0.47, 가히 '난공불락'이다.

여기에 세인트루이스가 정규 시즌 좌투수에게 크게 약점을 보였다는 점도 다저스에 호재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은 올 시즌 좌투수 상대로 타율 2할 3푼 8리, OPS(출루율+장타율) 0.672를 기록했다. 타율은 27위, OPS는 26위였다.

세인트루이스가 내세운 마이클 와카 역시 포스트시즌에서 맹위를 떨치고 있다. 2경기 14이닝 6피안타 1실점, 평균자책점은 0.64다. 다저스와의 2차전에서는 6회 1사 만루 위기를 연속 삼진으로 막아내며 6⅔이닝 무실점에 성공했다.

여기에 두 팀의 공격력을 생각하면 경기는 한두 점 차 승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챔피언십시리즈 5경기에서 세인트루이스는 타율 1할 7푼 8리에 그쳤다. 출루율도 2할 4푼 6리에 그쳤다.

다저스는 타율 2할 3푼 4리, 출루율 2할 8푼으로 사정이 좀 낫지만 득점으로 연결짓는 데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다. 5경기 13득점으로 1할대 팀타율을 기록한 세인트루이스(5경기 12득점)보다 단 1점을 더 냈을 뿐이었다. 챔피언십시리즈 5경기 가운데 가장 큰 점수차 경기는 3차전 다저스의 3-0 승리였다.

▲ 류현진, 최고의 날 올까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기 위해서는 다저스가 6차전을 잡아야 한다는 선결 조건이 붙는다. 다저스가 5차전에서 홈런 4방을 터트리며 장타 감(感)을 잡은 가운데 6차전 선발 투수로 커쇼가 등판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7차전이 열릴 가능성은 충분하다.

7차전이 성사된다면 이 경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이후 류현진에게 있어 가장 중량감 있는 경기가 된다. 부담도 있겠지만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에 팀의 가장 중요한 경기에 나선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만큼 신뢰받는 선수라는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류현진은 이미 포스트시즌에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무력하게 만든 경험이 있다. 3차전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위기에 몰린 팀을 구해냈다. 류현진이 아니었다면 다저스는 4연패로 포스트시즌을 끝냈을 지도 모를 일이다.

앞서 살펴본 대로 세인트루이스가 좌투수에 약하다는 점은 류현진에게 긍정적인 요소다. 그는 지난 8월 9일 세인트루이스 원정에서 7이닝 5피안타 1실점(비자책)을 기록하기도 했다. 포스트시즌 경기를 포함해 류현진으로부터 2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낸 세인트루이스 타자는 맷 할리데이(6타수 2안타) 데이비드 프리즈(5타수 3안타)뿐이다. 카를로스 벨트란은 5타수 무안타, 야디어 몰리나는 3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장타는 단 한 개도 없었다.

상대 선발은 지난 3차전과 마찬가지로 웨인라이트다. 올 시즌 19승(9패)으로 내셔널리그 최다승을 올린 세인트루이스의 에이스지만 투수 혼자 승리를 만들 수는 없다. 류현진 역시 기자회견에서 "웨인라이트와 상대하는 것이 아니다. 세인트루이스 타자들과 승부에 집중하겠다"며 의연하게 대답했다. 

류현진이 7차전에서 승리투수가 된다면 시리즈 MVP도 꿈이 아니다. 투수에게 있어 승리의 가치가 갈수록 떨어지는 추세라고는 해도 7전 4선승제 단기전에서 2승을 혼자 책임졌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다저스타디움 홈팀 클럽하우스 게시판에는 "원정을 위해 짐을 챙겨둘 것. 행선지는 보스턴 혹은 디트로이트"라는 공지가 적혀 있다. 류현진이 다음 행선지로 가는 티켓을 끊을 수 있을까. 최고의 경기에서 최선의 활약을 펼친다면 월드시리즈도 꿈은 아니다.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류현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특파원]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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