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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중의 스포츠2.0] '日 보란듯이' 대형 사이드백 탄생에 대한 기대

기사입력 2013.10.16 14:01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축구에서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포지션은 없다. 그러나 한국축구의 현 상황과 맞물려 최근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는 포지션이 있으니 바로 사이드백이다.

1990년대 중반 세계는 브라질 축구의 공격 지향적 면에 또 한번 경악을 금치 못했다. 호베르투 카를로스, 마르코스 카푸의 등장은 사이드백의 현대적 의미마저 바꿔놓았다. 전통적 의미의 사이드백은 공격 보다는 수비 안정을 우선하는 역할이 컸다. 그러나 카를로스와 카푸는 공격적 성향을 짙게 드러내며 주연급으로 부각됐고 합당한 대우를 받았다. 브라질은 이들을 십분 활용하고자 윙백으로 전진배치했고 수비라인을 스리백으로 조정하며 팀 전력을 극대화했다.

이후 각 대표팀과 클럽팀에서 공격적인 사이드백이 양산됐다. 그러나 모두가 성공적인 결과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한국축구 또한 수비 부담이 큰 국제대회에서 사이드백을 공격적으로 배치하기에는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일례로 양쪽 사이드백의 공격 가담이 빈번해지면 중앙수비수 위에 자리한 수비형 미드필더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기 마련이다. 효과적인 커버플레이나 약속된 협력수비 없이 구현했다가는 되려 수비적 불안요소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영표, 송종국 이후 걸출한 사이드백이 없다는 얘기가 많다. '아시아의 숙적' 일본은 나가토모 유토(인터밀란) 우치다 아스토(샬케04) 사카이 고토쿠(슈투트가르트) 등 세계적 윙백이 나타났다고 호들갑을 떨어 염장을 지른다. 그러나 공격적인 사이드백이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축구에 꼭 필요한 '옵션'인가에 대해서는 한 번쯤 생각해 볼 여지가 있다. 허리를 지탱하고 수비진을 안정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사이드백의 부족 현상이 오히려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지도 모른다.

그동안 대표팀에서 윤석영, 박주호, 박원재, 최효진, 오범석, 김창수, 고요한 등 수많은 좌우측 풀백 요원들이 테스트를 받았다. 대표팀 성적이 안 좋으면 덩달아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최근 두각을 나타내는 낯선 얼굴이 있어 눈길을 끈다. 2013 EAFF(동아시아축구연맹) 동아시안컵에서 대표팀에 처음으로 발탁돼 첫 선을 보였고 최근 브라질, 말리전 2경기에서 연속 선발 출장한 왼쪽 사이드백 김진수(니가타 알비렉스)가 주인공이다. 

김진수의 첫 번째 A매치는 인상적이었다. 상암벌에서 열린 호주전을 통해 마치 '인간 투척기' 같은 롱드로인 능력을 뽐냈다. 또 홍명보 감독은 이제 21살인 김진수에게 세트피스 키커까지 맡기는 신뢰를 드러냈다. 일본전은 기대가 컸으나 고전한 면이 없지 않다. 그러나 김진수는 이번 A매치 데이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또 한 번 드러냈다. 브라질전에는 나름 수비에 집중했으나, 말리전에서는 공격적인 본능을 감추지 않았다. PK로 연결된 크로스를 비롯해 그의 왼쪽 크로스가 홍명보호의 주요했던 공격루트였다. 

홍명보 감독이 크게 만족한 모양이다. 말리전이 끝난 뒤 기자회견서 이례적으로 칭찬을 남겼다. 언뜻 베스트11 가운데 주전 왼쪽 사이드백으로 김진수가 유력하다는 뉘앙스마저 풍겼다. 홍명보 감독은 "김진수의 컨디션과 갖고 있는 자질이 매우 좋다는 것을 이번 2경기를 통해서 확인했다. 월드컵이 개막하는 내년 6월까지 발전가능성을 놓고 봤을 때도 매우 긍정적이다. 아직 어린 나이지만 이번 두 경기에서 자기 역할 이상을 해냈다고 생각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실로 오랜만에 걸출한 사이드백이 나타날까. 수비력과 안정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쉽지 않을 것이라는 말도 설득력이 있다. 물론 홍명보 감독이 전체 그림을 어떻게 그리느냐에 달렸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사진=김진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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