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05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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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퍼거슨 앞에서 '강한 존재감' 심어줬다

기사입력 2008.01.02 20:10 / 기사수정 2008.01.02 20:10

이상규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버밍엄 시티전에서 박지성이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고 생각한다. 9개월 부상 공백이 있었기 때문에 오늘 그의 경기력은 매우 인상 깊었다"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감독은 2일 버밍엄 시티전 경기 직후 스카이스포츠를 통해 '신형 엔진' 박지성(27)이 맨유 선수들 중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고 말했다. 9개월 만에 올드 트래포드 그라운드를 밟은 박지성의 진가가 빛났음을 각인시켰던 경기라 할 수 있다.

비록 박지성은 버밍엄 시티전에서 많은 팬들이 원하던 골이나 도움을 기록하지 못했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를로스 테베즈 처럼 눈에 띄는 맹활약으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개인기도 발휘하지 않았으며 볼 터치와 키핑, 크로스의 세밀함은 장기 공백 때문에 예전보다 떨어졌다.

그러나 그가 퍼거슨 감독에게 '최고'라는 극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강점인 왕성한 활동량과 폭 넓은 움직임, 절묘한 공간 창출을 앞세워 자신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기 때문이다. 무리한 공격 가담을 하지 않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치는데 주력하며 호날두와 테베즈의 공격을 돕는 윤활유 역할을 확실하게 해내며 '박지성은 역시 신형엔진'이라는 강한 존재감을 퍼거슨 감독 앞에서 심어줬다.

'버밍엄전 수훈 선수' 박지성의 플레이는 의미 있었다. 그를 비롯 호날두와 루이스 나니는 수시로 위치를 바꾸며 상대팀 수비진을 교란했다. 전반 1분에는 상대팀 문전 중앙에서 짧은 스루패스로 호날두의 슈팅을 돕는가 하면 전반 중반에는 좌우 측면을 오가며 몇 차례 정교한 대각선 패스를 연결하며 자신의 존재감에 무게를 더했다.

특히 후반 5분 상대 수비의 강력한 마크에도 불구 넘어지면서 크로스를 올린 것은 이날 경기력의 백미였다. 그가 올린 크로스는 문전에 위치한 호날두의 기가 막힌 헤딩슛으로 연결되는 그림같은 장면 이었지만 아쉽게도 상대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후반 11분에는 오른쪽에서 중앙으로 파고드는 과정에서 테베즈에게 절묘한 전진패스를 연결했고 골대를 맞는 슈팅으로 이어졌다. 두 장면에서 운이 따랐다면 그는 이 날 경기에서 2도움을 올렸을지 모른다.

이런 박지성의 활약은 일부 주전 선수들이 빠진 맨유 경기력에 많은 공헌을 했다. 팀의 수세 때는 2선 깊숙이 내려와 동료 선수들과 적극적인 방어막을 형성했고 중앙에 포진할 때는 이날 부진했던 마이클 캐릭의 공간까지 커버했다. 전반 중반과 후반 버밍엄의 집요한 공세가 이어졌음에도 맨유의 2선을 뚫지 못한 것은 박지성이 버밍엄의 공격 흐름을 몇 차례 직간접적으로 끊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날 경기에서 박지성의 경기력이 빛났던 것은 공간을 창출하는 움직임 이었다. 전반 15분 버밍엄 수비진 사이로 파고 들어 테베즈의 슈팅 공간을 만든 것을 비롯, 호날두와 나니가 측면으로 빠져 나오면 즉시 중앙으로 침투해 테베즈의 공격을 뒷받침한 장면이 몇 차례 있었다. 박지성 특유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이 아니었다면 보기 힘든 장면이었다.

홈 경기 복귀 골을 기대했던 팬들에게는 버밍엄전이 조금 아쉬웠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박지성이 지닌 장점과 에너지, 그의 존재감을 새삼 느낄 수 있는 경기였기에 의미 깊었던 경기라 할 수 있다. 비록 그의 활약이 화려함에 가려져 있지만 궂은 일을 묵묵히 해주었기 때문에 맨유의 승리로 이어질 수 있었다.

[사진=박지성 (C)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공식 홈페이지]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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