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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력 수비', KT&G 비상의 '원천'

기사입력 2008.01.08 02:53 / 기사수정 2008.01.08 02:53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2007/08 시즌 개막 전 전문가들은 안양 KT&G 카이츠의 성적을 중위권 정도로 예상했다. 혹자는 KT&G를 하위권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슈터 양희승(34)이 지난 시즌 후 부산 KTF 매직윙스로 이적했고 '단선생' 단테 존스(33)가 바뀐 외국인 선수 규정으로 한국을 떠났기 때문. 그러나 7일 현재 KT&G의 '솔개'는 2위(20승 10패)에 위치, 전문가들의 예상을 비웃으며 펄펄 날아오르고 있다.

겉으로 보았을 때 KT&G의 선전에는 게임 당 평균 12.23 득점 4.37 리바운드 7.97 어시스트(2위)를 기록하며 전성기를 구가 중인 '주키드' 주희정(31)과 외국인 선수 듀오 마퀸 챈들러(26)-T.J 커밍스(27)의 '맹활약'이 있다. 그러나 KT&G의 경기를 지켜보면 코트 위의 5명이 체계적으로 움직이며 '협력 수비'를 펼치는 데에 상승 요인이 있다.

앞선의 주희정은 '풀 코트 프레스' 같은 극단적으로 적극적인 수비를 웬만해선 펼치지 않는다. 대신 상대의 포스트 업 시 빠른 발을 바탕으로 한 순발력을 발휘, 상대 포스트 맨을 외국인 선수와 함께 압박한다. 이는 비단 주희정에 그치지 않는다.

은희석(31)과 황진원(30), 그리고 신인 포워드 양희종(24)의 수비 또한 눈여겨 봐야 한다. 이들은 마크맨을 줄기차게 따라 붙으면서 미스 매치 상황에서는 재빨리 협동 수비에 나선다. 3점 라인과 페인트 존 사이를 부지런히 움직이며 상대를 압박하는 일도 이들의 몫이다.

특히, 은희석은 발등 부상을 안고 있음에도 불구, 출장을 강행하며 투혼을 과시하고 있다. 은희석은 현주엽(33. 창원 LG 세이커스), 방성윤(26. 서울 SK 나이츠) 등 정상급 포워드들과의 포스트 업 수비도 마다하지 않으며 궂은 일에 열중한다. 

실제로 유도훈 감독(사진)은 "(은)희석이가 부상이 있어서 중요한 승부처가 아니면 쉬게 해주려 한다. 어쩔 수 없이 기용할 때도 있는데 미안하고 또 고맙다."라며 그의 활약을 높이 평가한다. 빅맨 수비에 적극적인 이현호(28), 김일두(26)의 활약 또한 발군이다.

이현호와 김일두는 주로 2,3 쿼터에 번갈아 출장, 상대 팀 외국인 선수들과도 거리낌 없이 부딪히며 수비에 열중한다. 단순히 1:1로는 힘에 부치는 감이 없지 않지만 그들은 다른 선수들의 협조 아래 묵묵히 수비에 임한다. 여기에 이현호와 김일두는 외곽슛 연습에도 전념하며 '새로운 공격 옵션 구비'에 전념 중이다.

지난 4일 전주 KCC 이지스 전에서 김일두는 2,3 쿼터에서만 3점슛 4개 포함 18득점을 올리며 한 점 차 승리(76:75)의 발판을 마련했다. 당시 KT&G는 주포 챈들러가 7득점으로 부진, 힘든 경기를 치렀다. '주머니 속의 송곳'과도 같은 김일두의 외곽포가 아니었다면 KT&G는 3연패의 늪에 빠졌을지도 모른다.

외국인 선수 챈들러와 커밍스 또한 협력 수비에 열심이다. 둘은 상대적으로 호리호리한 체격을 갖춘, '정통 빅맨'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선수들이다. 대신 그들은 상대적으로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중량감 부족'이라는 단점을 상쇄하고 있다.

5명이 조화된 KT&G의 팀 디펜스. 이는 팀의 상승세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KT&G의 총 실점은 2,357실점으로 10개 구단 중 2위다. 또한, 선수 한 명의 스틸에 그치지 않고 5명이 함께 움직이는 협력 수비라 공, 수 전환도 빠르다. 이는 경기를 직접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다.

유도훈 감독은 시즌 초 승리 시 인터뷰 때마다 "우리는 수비팀이 아니다. 수비나 리바운드는 잘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해야하는 것이다." 라며 수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4라운드가 펼쳐지고 있는 현재에도 유도훈 감독은 '팀 디펜스가 잘된 점'을 승리의 요인으로 꼽고 있다.

시즌 전 예상을 깬 KT&G의 상승세. 그들의 '비상(飛上)'에는 '기본'이 된 '협력 수비'가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한명석 기자>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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