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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NYY 수호신' 리베라 양키스타디움 떠나가던 날

기사입력 2013.09.27 12:25 / 기사수정 2013.09.27 12:43

임지연 기자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수호신이 양키스타디움을 떠나갔다. 메이저리그 마지막 42번.

마리아노 리베라. 1997년부터 뉴욕 양키스의 뒷문을 책임져온 이후 리그의 전설로 군림해온 그다. 리베라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브롱스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MLB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8회 구원 등판해 아웃카운트 4개를 처리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리베라는 팀이 0-4로 뒤진 8회초 1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끌려가는 상황에서 팀의 마무리가 등판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이날 경기가 양키즈의 올 시즌 마지막 홈경기였기에 리베라의 등판이 극적으로 이뤄졌다.

관중들의 환호속에 한 발짝 한 발짝 마운드로 접근한 리베라는 공을 손에서 들었다 놨다를 반복하며 생각에 잠시 잠긴 뒤, 첫 타자 델몬 영에게 91일 마일 직구를 던져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어 후속타자 샘 풀르드와는 5구 승부 끝에 투수 땅볼을 처리했다. 91마일 커터였고, 투수 수비도 일품이었다. 

8회를 마무리한 리베라는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호세 로바톤에게 91마일 커터를 던져 투수 땅볼로 아웃시킨 뒤 후속타자 유넬 에스코바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순식간에 2아웃을 잡아냈다.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둔 상황. 

이 때 극적인 장면이 만들어졌다. 뉴욕 양키스의 또 다른 전설 앤디 페티트와 데릭 지터가 마운드로 뚜벅뚜벅 걸어 나왔다. 동료들의 깜짝 이벤를 전혀 눈치 채지 못한 리베라는 잠시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어보였지만, 이내 상황을 눈치채고는 긴 시간을 함께한 동료와 포옹하며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현역 시절 리베라와 함께 뛰며, 포수로서 리베라의 첫 세이브 달성 투구를 받았던 양키스 조 지라디 감독도 리베라와 포옹하며 눈물을 쏟았다.

양키스타디움의 관중석은 끝없이 기립박수가 이어졌고, 관중들도 함께 눈물을 닦으며 마리아노 리베라의 마지막 등판을 지켜봤다. 마운드에서 홈플레이트를, 더그아웃에 들어서기에 앞서 마지막 마운드를 가만히 지켜본 리베라는 벅차오르는 감정으로 누르며 뜨거운 박수를 보내는 동료들과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표했다.

앞서 양키스는 지난 23일 ‘마리아노 리베라의 날’ 행사를 갖고, 리베라를 위한 은퇴행사를 진행했다. 또 양키스는 리베라의 42번을 팀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등번호 42번은 1997년 MLB 사무국이 최초의 흑인선수 재키 로빈슨의 데뷔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전 구단 영구결번으로 지정한 바 있으나, 당시 42번을 달고 있던 마리아노 리베라에게만 예외로 허용했다. 양키스는 재키 로빈슨의 42번과는 별도로 ‘마리아노 리베라의 42번’으로 팀의 영구결번을 지정하며 전설에 대한 예우를 표했다.

아직 끝은 아니다. 포스트 시즌 진출에 실패한 양키스는 28일부터 치를 휴스턴과의 원정 3연전을 남겨두고 있다. 지라디 감독은 미국 언론을 통해 리베라를 위해 남겨둔 이벤트가 있다고 밝혔다. 중견수로 그를 출전시킬 수도 있다는 의미다.

파나마 어부의 아들 리베라는 21살이던 1990년 양키스와 계약했다. 그리고 6년 만에 꿈에 무대를 밟았다. 리베라는 1995년 5월 24일 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를 상대로 데뷔전을 치렀다. 1997년부터 양키스의 뒷문을 책임졌다.

리베라는 양키스에서만 19시즌을 뛰며 1114경기 82승 60패 652세이브를 기록했다. 전설로 기억될 메이저리그 마지막 42번 마리아노 리베라의 마지막은 감동적이었고, 현장의 관중들과 TV를 통해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의 감정선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69년생으로 한국 나이 45세인 마리아노 리베라. 그는 정든 마운드를 뒤로 하고 제2의 인생 출발점에 섰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마리아노 리베라 ⓒ MLB.COM]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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