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대타로 나설 때 타이밍 잡는게 가장 어려운데,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웃음).”
18일 잠실구장서 열린 두산과 한화와의 시즌 16차전은 7회초까지 0의 행진이 이어졌다. 팽팽하던 승부는 7회말 대타로 들어선 오재일의 방망이에 갈렸다.
두산 타선은 한화 선발 송창현을 상대로 6회까지 안타 6개와 볼넷 1개를 얻었다. 하지만 집중력이 부족한 플레이와 주루사로 한 점도 얻지 못하고, 답답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7회말 선두타자 홍성흔이 2루타를 때리며 공격의 물꼬를 텄다. 이어 대타 이종욱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득점 찬스가 만들어졌다.
두산 벤치는 곧바로 대기하던 오재일을 투입시켰다. 대타 타율 5할 4푼 5리의 오재일 카드는 적중했다. 오재일은 한화 김혁민의 2구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기는 1타점 2루타로 연결시켰다. 이어 2점을 더 추가한 두산은 3-1로 승리했다.
1군 합류 후 대타로 강한 인상을 남기던 오재일은 플레툰 시스템으로 최준석과 함께 4번타자 겸 1루수로 나서고 있다. 올 시즌 46경기에 나서 3할2푼6리 3홈런을 기록 중인 오재일은 좌완을 상대 할 때 약점을 보이곤 하지만, 우완-언더 투수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오재일은 승부처에서 갑작스런 출격 지시에 대타로 나서 성공률 54%를 거둘 만큼 맹타를 휘둘렀다.
경기 후 오재일은 “대타로 나설 때는 특수한 상황이기에 타이밍 맞추는 게 가장 힘들어요. 그래서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어떤 공이 들어올까 생각하고 공략하는 편인데, 그런 부분이 좋은 결과로 이어 진 것 같아요. 김혁민 선수가 직구가 좋아서, 직구를 예상했는데 생각했던 공이 오진 않았어요(웃음) 변화구가 들어왔는데 가운데로 조금 몰려서 운이 좋았죠”라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땀 흘리며 타격 훈련을 소화한 뒤에도 방망이가 잘 안 맞는 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던 오재일이다. 팀의 4번타자로, 때로는 결정적인 순간에 등장해 큼지막한 타구를 때려내며 팀의 승리를 견인하는 오재일. “왠지 모르게 가을에 야구가 더 잘되는 것 같아요. (작년엔) 처음이다 보니 긴장을 많이 했는데, 올해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그의 역할은 포스트 시즌에서 더 빛날 것으로 보인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두산 베어스 오재일 ⓒ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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