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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악마의 프로그램' 선택…'안정'보다는 '도전'

기사입력 2013.08.26 14:10 / 기사수정 2013.08.26 16:57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아디오스 노니노는 이전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탱고가 될 것 같아요. 그 동안 해왔던 프로그램 가운데 가장 어렵고 힘든 프로그램이라고 여겨지지만 만족스러운 프로그램입니다."

지난 2010년 2월26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김연아(23)는 당시 '악마의 프로그램'으로 여겨진 롱프로그램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바장조'를 연기했다. 숨 쉴 틈이 없이 빡빡하게 구성된 이 프로그램을 김연아는 완벽하게 연기해냈다.

김연아는 밴쿠버 동계올림픽 전까지 이 프로그램을 완벽하게 연기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올림픽 무대에서 클린하며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역대 최고 점수인 150.06점을 받았다.

그리고 2013년 3월17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 3년 전 연기했던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에 못지않은 어려운 구성을 지닌 '레미제라블'을 연기했다. 3년 전과 비교해 규정이 바꿔 기초 점수가 낮아졌다. 하지만 모든 기술 요소를 깨끗하게 수행했고 높은 가산점(GOE)을 챙겼다. 여기에 예술점수(PCS)만 73.61점을 받으면서 148.34점을 받았다. 하지만 가산점을 100% 매기는 예전의 점수 방식을 따르면 155점을 넘는 수치가 나왔다.

내년에 열리는 2014 소치동계올림픽은 김연아가 현역에서 뛰는 마지막 무대다. 그가 관객들에게 선사할 '마지막 인사'에 귀추가 주목됐고 마침내 뚜껑이 열렸다. 김연아는 지난 6월 말에 열린 아이스쇼를 마친 뒤 새 프로그램의 윤곽에 대해 살짝 공개했다.

당시 그는 "기존의 프로그램과는 완전히 다를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김연아는 전통적으로 쇼트프로그램에서 강렬한 곡을 선호해왔다. '록산느의 탱고' '죽음의 무도'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 '뱀파이어의 키스' 등은 모두 짧은 시간 안에 강렬한 인상을 줄 수 있는 특징을 지녔다.

그러나 이번에는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곡을 쇼트프로그램 곡으로 선택했다. 김연아의 2013~2014 쇼트프로그램 곡인 'Send in the Clown'은 '웨스트사이드스토리'로 유명한 미국의 뮤지컬 작곡가 스티븐 손드하임의 곡이다. 이 곡의 분위기는 로맨틱하면서 슬픔을 담고 있다.

승부수는 단연 프리스케이팅 곡인 '아디오스 노니노'다. 아르헨티나의 아스토르 피아졸라의 작품인 이 곡은 강렬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탱고다. '거쉰의 파이노협주곡'과 '레미제라블'은 장엄하고 우아한 분위기 속에서 변화무쌍한 전개를 지녔다. '아디오스 노니노' 역시 곡 분위기는 강렬하지만 복잡한 전개는 예전에 김연아가 연기한 '악마의 프로그램'과 흡사하다.

김연아는 이번 프로그램에서도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등 고난도의 점프를 구사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복잡한 패턴을 가진 곡을 연기하면서 다양한 표현력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프로그램의 안무를 맡은 데이비드 윌슨은 "아디오스 노니노는 매우 다이나믹하고 강한 느낌의 곡이다. 이 편곡은 내가 안무가 일을 시작했을 때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 곡은 풍부한 감정을 지니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매혹적인 분위기에서 경쾌한 분위기로 변한다. 또한 강한 느낌에서 섬세하고 그리운 느낌으로 갑작스런 변화를 지닌 곡으로 이 곡은 그 누구도 쉽게 연기로 표현할 수 있는 없다. 이 곡을 연기로 표현해 낼 피겨선수는 오직 김연아뿐이다"라고 전했다.

김연아 스스로는 아디오스 노니노가 지금까지 해왔던 프로그램 중 가장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마지막 무대에서 그는 '안정'보다 '도전'을 선택했다. 현역 마지막 무대가 될 소치동계올림픽에서 김연아는 다시 한번 피겨사에 남을 걸작에 도전한다.

김연아는 17세 때 '록산느의 탱고'로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당시 탱고를 연기할 때는 10대 소녀였지만 지금은 성숙한 여인으로 성장했다. 김연아는 표현력이 한층 다양해지고 연기력도 깊어진 상황에서 '록산느의 탱고'와는 다른 탱고를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9월 중에 새프로그램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김연아는 조금 서둘러 공개했다. 현재 그는 서울 공릉동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새 프로그램 완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댓스포츠는 "김연아는 현재 빙상 훈련과 지상 훈련을 병행하면서 하루에 6~7시간 씩 땀을 흘리고 있다"고 전했다.

김연아의 새 프로그램은 오는 10월 25일 캐나다 세인트존에서 열리는 그랑프리 2차대회 '스케이트 캐나다'에서 공개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김연아 데이비드 윌슨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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