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잠실 강산 기자] "자기가 그만 던지겠다더라. 볼도 밋밋했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은 16일 잠실구장서 열리는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와의 시즌 11차전을 앞두고 전날(15일) 선발 등판한 외국인선수 데니 바티스타를 5이닝 만에 내린 이유를 설명했다.
전날 바티스타는 5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3실점을 기록했는데, 투구수가 76개에 불과했다. 평소대로라면 최소 1~2이닝은 더 막을 수 있었지만 한화 벤치는 이른 교체를 선택했다. 알고보니 바티스타 본인이 직접 교체를 요청했던 것. 다행히 부상으로 인한 교체는 아니었다.
김 감독은 "자기가 그만 던지겠다더라"며 "몸 상태도 그리 좋지 않았다. 공도 살아 들어오지 않고 밋밋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바티스타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6km에 그쳤다. 평소 150km를 상회하던 강속구도 보이지 않았다. 직구(29개)보다 슬라이더(24개), 체인지업(13개), 커브(10개) 등 변화구를 더 많이 구사하기도 했다. 그만큼 직구에 자신이 없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바티스타에겐 올해가 사실상 풀타임 선발 첫 시즌이다. 메이저리그서 뛰던 2005년 캔자스시티 로열스에서 7차례,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뛰던 2006~2007년까지 9차례, 총 16차례 선발로 나섰다. 이후에는 메이저와 마이너를 통틀어 단 한 차례도 선발 등판 기록이 없었다. 지난해 7월 27일 광주 KIA전에서 약 5년 만에 선발 등판했을 정도다.
그런데 올해 밥먹듯이 100구 이상을 던졌다. 19경기에서 1909구를 던졌다. 경기당 평균 100.4구꼴이다. 6월까지 10경기 중 절반인 5경기를 4일 휴식 후 나섰다. 그만큼 휴식이 부족했다. 지난 6월 2일 대전 NC전서는 8이닝 동안 개인 최다인 137구를 던졌다. 한국에서 뛰기 전까지는 100구 이상 던져본 적이 없던 그다. 그럼에도 "에이스라는 부담감은 없다"며 팀을 위해 던지고 또 던진 바티스타다. 결국 어깨 피로누적으로 지난달 16일 이후 약 한 달간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바티스타는 앞선 등판인 지난 9일 대구 삼성전서는 5⅔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바 있다. 당시 직구 최고 구속은 151km였다. 5일 휴식 후 등판했지만 구위가 더 떨어졌다. 그만큼 몸 상태가 완전치 않았다는 얘기다. 계속해서 최고 구속이 140km대 중후반에 머문다면 또 다시 '데드암'에 대한 우려를 낳을 수 있다. 올해까지 3시즌 동안 마무리와 선발을 오가며 팀을 위해 고생했다. 이전의 구위를 찾을 때까지 휴식이 필요해 보인다. 올해까지만 함께할 것이 아니라면 말이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데니 바티스타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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