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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커버스토리] PSV의 박지성 응원가 '위송빠레'의 추억

기사입력 2013.08.08 17:32 / 기사수정 2013.08.09 17:59

김덕중 기자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김형민 기자] '오~오~오~오~ 위송빠레.'

이는 지난 2004-05시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하기 전까지 몸 담았던 PSV 아인트호벤 시절 박지성의 응원가다. 당시 박지성이 골을 넣으면 필립스스타디움의 장내 아나운서가 '지성박(Ji Sung Park)을 호명했다. 이내 PSV 관중석에서 열광적인 환호성이 터져나왔고 이어 '오~오~오~오~ 위송빠레'로 시작하는 응원가가 울려퍼졌다. 늘 이랬던 건 아니다. 굳이 골이 아니어도 박지성의 활약이 두드러지면 장내 아나운서의 호명 없이 필립스스타디움에는 이 노래가 울려퍼졌다. 그만큼 PSV 팬들 사이에서 널리 퍼졌고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 '위송빠레'의 모든 것

'위송빠레'는 '지성 박'의 네덜란드식 발음이다. '지'가 '위'로 '성'이 '송'으로, 그리고 '박'의 네덜란드식 발음이 '빠레'에 가깝다. 8년 전 PSV 팬들이 정확히 뭐라고 발음하는지 어려워 국내 팬들은 '위송빠르크' '위쑹빠레' '지송빠레' 등으로 부르기도 했다. 박지성의 활약에 감동을 받은 PSV 팬들이 영국의 팝그룹 ‘픽백’의 노래 'papa’s got a brand new pig bag'에 맞춰 개사를 했다. 가사는 의외로 간단하다. '한국에서 온 오른쪽 공격수'라는 도입부의 짧은 소개에 이어 '박지성 파이팅, 우리팀 파이팅'의 무한 반복으로 보면 된다.

2004-05시즌 네덜란드 리그 우승 기념으로 제작된 ‘PSV 챔피언’에는 ‘박지성을 위한 노래(Song for Park)’라는 제목으로 수록되기도 했다. 리듬이 흥겨워 누구나 따라할 수 있고 한 번 들으면 흥얼거리게 만드는 중독성까지 있다. 가사 또한 간단해 응원가로서 안성맞춤이다. 이는 맨유, QPR 시절 응원가와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하다. 당시만 해도 박지성의 도전은 모험이었다. 지금과 달리 성공을 확신할 수 없었다. 그런데 기대가 곧 현실이 됐다. 박지성의 공헌도가 커졌고 홈팬들이 드라마틱한 응원가까지 제작했다. 말 그대로 전율이었다.

◎ 뭔가 특별한 PSV 팬심

축구에서도 중계무역상 역할을 하는 네덜란드 리그와, 이런 면에서 '거상'인 PSV는 전통상 수많은 스타들이 오고갔다. PSV서 스타가 탄생하면 유럽 명문팀의 영입 사정권에 포함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선수들의 잦은 이적에도 불구하고 필립스스타디움의 연도별 평균관중수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아르옌 로벤과 데니스 롬메달 등이 떠난 2004-05시즌 PSV의 평균관중수는 3만 2천명대였다. 이전 시즌과 견줘 큰 차이가 없었다. 박지성과 이영표가 프리미어리그로 떠난 후인 2005-06시즌 평균관중수는 오히려 전시즌 대비 증가했다.

네덜란드 리그의 경쟁력이 떨어지면서 UEFA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에서 부진했던 시즌이 되풀이됐다. 그러나 3만5천석 규모의 홈구장은 늘 3만3천여명 이상이 입장했고 객석 점유율 90% 이상의 수치를 기록했다. 올시즌도 주축 선수 케빈 스트루트만이 떠났지만 PSV시즌권 판매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PSV 팬들은 지역색이 강하다. 아인트호벤에 자리잡은 전자회사 '필립스'와 관계까지 덧붙여 팀에 대한 애정이 유별나다. 한때 PSV 홈팬들이 부진했던 박지성을 향해 극심한 야유를 퍼부은 적도 있었으니, 그 열정 만큼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 '위송빠레' 다시 울릴까

PSV 팬심을 가득 담은 '위송빠레'가 다시 울려퍼질 수 있을까. 8년 만에 친정으로 복귀한 박지성의 활약과 관련이 깊다. 팀 창단 100주년을 맞이한 PSV의 변화 폭이 크다. 먼저 박지성의 유력 예상 포지션은 중앙 미드필더다. 이 자리는 스트루트만과 반 봄멜이 떠났고 박지성과 스하르스가 새로 영입됐다. 팀 전력의 중추인 중앙 미드필더가 모두 교체됨에 따라 진통이 예상된다. 새 사령탑인 필립 코쿠 감독 또한 전력 구성에 적지않은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반 봄멜+스투르트만'의 효과를 동시 재현할 유력후보 중 하나가 박지성이다.

박지성이 공격에 강점을 보이는 측면 배치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는 코쿠 감독의 인식이다. 2004-05시즌 전성기를 누렸던 PSV에서 박지성과 코쿠 감독은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을 책임졌고 코쿠 감독은 중앙을 맡았다. 박지성의 측면 배치 효과를 잘 알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활용법을 찾을 공산도 크다. 다만 PSV에는 재능 있는 측면 자원들이 많다. 최전방 스리톱에 주로 서는 루치아노 나르싱과 '골잡이' 팀 마타브즈, 멤피스 디페이 등의 공격력은 리그 내 수준급으로 꼽힌다. 여기에 공격성향의 미드필더 게오르지니오 바이날둠과 올라 토이보넨 등도 언제든지 스리톱의 한 자리를 소화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이에 반해 중앙은 선수층이 헐겁다. 반 봄멜과 스투르트만이 떠난 상황에서 확실한 대안이 될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 '중원 사령관' 박지성에 대한 남다른 기대효과도 중원 배치 가능성을 높인다.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등 큰 대회 경험이 많고 위치 선정과 전술 수행능력이 뛰어나다. 특히 공격 가담이 좋은, 네덜란드 대표 풀백 제트로 빌렘스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있어 중앙에 포진한 박지성의 공간 커버와 지원이 좋은 기반이 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네덜란드 매체 '더 텔레그라프'는 박지성이 오는 18일 고 어헤드 이글스와의 에레디비지에 3라운드 홈경기를 통해 PSV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

[사진=박지성 ⓒ 게티이미지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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