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상암, 조용운 기자] 더 이상 FC서울은 '데몰리션'과 아이들이 아니다. '수트라이커'의 등장으로 슈퍼매치의 역사를 뒤바꿨다.
서울은 3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의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1라운드에서 2-1로 승리했다. 시즌 두 번째이자 통산 66번째 슈퍼매치의 승자는 그동안과 달리 서울이었다.
마침내 서울이 웃었다. 수원만 만나면 유독 작아졌던 서울이 징크스를 떨쳐냈다. 지난 2010년 8월 28일 이후 수원전 무승을 1072일 만에 슈퍼매치의 주인공이 됐다.
서울의 자신감은 대단했다. 경기가 열리기 전부터 "이제는 이길 때가 왔다"며 승리를 자신했다. 많은 이의 예상도 '이번에는 서울이 강하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래도 슈퍼매치는 슈퍼매치. 라이벌 사이에는 전력과 컨디션은 큰 문제가 아니었다. 상대적으로 전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던 수원이지만 슈퍼매치에 임한 정신력은 상당했다. 전반 초반 득점 기회를 더 많이 만든 쪽도 수원이었다.
서울은 데얀과 몰리나에 집중된 공격이 수원의 수비에 막히면서 제대로 된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서울 입장에서 다소 답답하던 경기 분위기를 바꾼 쪽도 의외의 수비수였다.
경기 전 "최근 세트피스에서 좋은 장면을 만들고 있다"던 최용수 감독의 말처럼 경기를 결정한 쪽은 세트피스에 가담했던 아디와 김진규였다.
아디는 전반 29분 몰리나가 올려준 코너킥에 맞춰 문전에서 용수철처럼 뛰어올라 헤딩골을 뽑아냈다. 수원 수비는 아디를 완벽하게 놓쳤고 그대로 선제골로 연결됐다.
김진규도 후반 8분 프리킥 공격에 수원 문전까지 올라가 몰리나의 패스를 머리로 받아넣어 결승골을 터뜨렸다.
해결사를 자처한 수비수, 수트라이커의 힘은 최근 서울의 상승세를 이끄는 주요한 힘이다. 데몰리션의 공격포인트가 없어도 5연승의 고공행진은 수비수의 공이 컸다. 데얀이 부상으로 빠져 방점을 찍어줄 선수가 없을 때 활약한 이들도 바로 수비수였다.
아디는 사흘 전 제주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골을 뽑아냈고 김진규는 공격수도 하기 힘든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 달성의 기염을 토하며 수트라이커의 입지를 더욱 굳혔다. 수트라이커의 등장, 서울의 약점으로 꼽히던 데몰리션 의존증을 완벽하게 해결해줄 만점 카드였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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