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마녀사냥'이 포문을 열었다. 연애와 관련된 소재에 대한 터질 듯 말듯한 발언과 진행이 돋보인 첫 방송이었다.
3일 방송된 JTBC '마녀사냥-남자들의 이야기'(이하 '마녀사냥')에서는 '너의 곡소리가 들려', '그린 라이트를 켜줘', '마녀 재판' 등 세 코너의 내용이 그려졌다.
오프닝에서 신동엽은 MC들의 근황을 공개하며 가볍게 시작했다. 근황 토크에 이어 MC들에게 고난이 엄습했다.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몰랐기 때문. 이에 신동엽은 "'마녀사냥'이 정확하게 뭘 하는 프로그램인지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이어 성시경도 "'라디오스타', '썰전', '안녕하세요' 등이 혼합돼 있다"며 혼란스러워했고 허지웅 또한 "제작진도 정체성을 아직 모르는 것 같다"며 돌직구를 날렸다.
기우가 있었지만 출연진들은 코너를 진행하며 정체성을 확립하기 시작했다. 신동엽이라는 훌륭한 조타수의 지휘 아래 MC들은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다. 자타공인 19금 유머의 대가로 추앙받는 신동엽도 당황할 정도로 직설적이었다.
이는 신동엽이 예고한 대로였다. 지난달 29일 제작발표회에서 신동엽은 "성시경, 허지웅, 샘 해밍턴에게 발언의 수위를 방송에 맞게 조절하라고 말한다. 그만큼 이들의 발언이 버거울 때가 있다"며 평소 그답지 않은 의외의 발언을 내놨다. 이어 그는 "이들의 거침없는 발언을 자제시키고 있고 재미를 위해 한두 마디 거드는 편"이라며 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신동엽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여자친구의 적극적인 스킨십이 고민이라는 한 남성의 아슬아슬한 사연을 주의 깊게 듣던 신동엽은 성시경의 '봇물 터진다'(고삐가 풀리게 되다) 발언을 재빨리 응용하며 한 수 위의 모습을 보였다. 혀를 내두르던 성시경은 "나 진짜 이 프로그램 모르겠다"며 걱정해 웃음을 자아냈다.
신동엽을 믿고 방송 출연을 결정했다는 성시경은 '발라드 왕자'의 이미지를 내놓은 듯한 발언으로 오히려 신동엽과 시너지를 낳았다. 군대에서 전우애를 깨우치던 샘 해밍턴은 성(性)과 관련된 토크로 결속력을 다졌다. 또 허지웅은 사연 속 '자뻑남'을 '호구'로 칭하는 등 할 말은 반드시 하는 모습을 보였다.
시청자들은 '마녀사냥'이 15세 이상이 아닌 19세 이상의 프로그램이라고 칭하고 있다. 그만큼 빨간불을 불러오는 발언도 있었다. 하지만 MC들은 15세 기준의 아슬아슬한 사연을 흥미있게 양념을 쳐 19세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수완이 있었다. 마치 '방송통신위원회의 제재가 가해지려는' 찰나에 그들은 그 이상의 장면은 시청자들의 판단에 맡기며 능구렁이처럼 빠져나왔다.
MC들은 시청자들의 사연을 갖고 특별한 지식, 용어를 쏟아내며 재미를 더했다. '터질 듯 말듯'한 발언과 적정 수준에서 끊는 진행은 몰입감을 높이며 상상의 세계로 인도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있는 법.
'마녀사냥'은 마녀를 주제로 연애의 정석을 몰라 방황하는 젊은 영혼들을 구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남의 연애에 참견, 고민을 해결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취지다. 첫회는 MC들의 발전적인 조언보다는 자신의 사례와 유머에 집중한 경향이 짙었다. 이런 점은 회가 거듭될수록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방송 마지막에 신동엽이 "애정 어린 비판을 겸허히 수용하고 더욱 진화된 모습으로 찾아오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한편 '마녀사냥'은 매주 금요일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마녀사냥 ⓒ JTBC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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