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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성욱의 스포츠라운지] 기다려지는 KT 조범현 감독과 FA 박경완의 만남

기사입력 2013.08.02 12:00 / 기사수정 2013.08.03 10:16

홍성욱 기자


[엑스포츠뉴스=홍성욱 기자] 프로야구 10구단 KT위즈가 2일 오전 초대 사령탑에 조범현 감독을 선임했다.

조범현. 그는 프로야구 32년 역사 속에 단 12명뿐인 우승감독 중 한 명이다. 2009년 KIA타이거즈를 챔피언에 등극시키며 우승감독 대열에 올랐고, 2010년에는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대표팀을 이끌고 나가 금메달 사냥을 진두지휘했다.

충암고와 인하대를 졸업한 조 감독은 프로야구 원년인 1982년 OB베어스에 입단해 김경문 현NC 감독과 번갈아 포수마스크를 썼던 안방마님 출신이다. 10년 뒤인 1992년에 삼성에서 은퇴했고, 삼성을 시작으로 쌍방울과 KIA에서 코치 생활을 했었다.

감독으로는 SK와 KIA에 이어 KT가 세 번째 구단이다.

그의 야구인생 궤적을 논할 때 떠오르는 사람 둘이 있다. 한 명은 고양원더스의 김성근 감독이고, 또 한 명은 SK 포수 박경완이다.

김성근 감독은 조 감독의 충암고 시절 은사다. 82년 OB에서 선수생활을 할 때도 당시 김성근 코치와 함께였다. 김 감독이 쌍방울 감독으로 있을 때는 조범현 코치가 은사를 보좌했다.

조 감독과 박경완의 만남도 쌍방울에서 시작됐다. 박경완은 전주고를 졸업하고 1991년 쌍방울에 신고선수로 입단했다. 전주고에서 배터리를 이뤘던 단짝 김원형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박경완은 프로에 입단한 것도 감지덕지였던 시절이었다.

그런 박경완을 피나는 훈련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이가 바로 조범현 코치였다. 지독하고 혹독한 훈련은 조범현 감독과 박경완 모두에게 기억하고 싶지 않은 추억으로 남아있다.

조범현 감독은 “다시는 그렇게 선수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 같다. 경완이였기에 따라왔지 싶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박경완도 “저 그렇게 다시 하라고 하면 못해요”라며 당시의 혹독한 훈련과정을 회상하며 손사래를 쳤다.

1994년부터 쌍방울의 주전포수가 된 박경완의 활약은 눈부셨다. 투수 리드와 도루 저지는 완벽했고, 빠르고 파워 넘치는 스윙으로 타격재능도 꽃을 피웠다. 그라운드의 사령관으로도 충분했던 그의 역할은 홈런왕으로 꽃을 피웠다. 20-20클럽에도 가입했던 박경완은 프로 최초이자 유일한 4연타석 홈런의 주인공으로 남아있다.

조범현 감독은 지난 2002년 SK 감독이 되자마자 자유계약선수(FA) 신분인 박경완을 SK로 데리고 온 기억이 있다. 애제자이며 자신의 야구철학을 선수단과 그라운드에 전달할 조력자로 박경완을 꼽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그럴 것 같다. 박경완은 지난 시즌이 끝난 뒤 SK 구단에 자유계약선수로 풀어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SK에서 설자리를 잃은 만큼, 타 팀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 관점은 유효하다. 더구나 박경완은 FA 신분을 유지하고 있어 이번 시즌이 끝나면 자신의 의사로 팀을 옮길 수 있다. 마침 스승이 새로운 팀의 감독이 됐으니 이 얼마나 운명의 만남인가.

조범현 감독과 박경완이 한솥밥을 먹는 건 이제 시간문제다. KT의 새로운 야구가 기다려지는 큰 이유다.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사진=조범현 감독(왼쪽), 박경완 ⓒ 엑스포츠뉴스 DB]


 

홍성욱 기자 m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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