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7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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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가타부타] '민망한 노출 서비스'로 얼룩지는 영화제 레드카펫

기사입력 2013.07.19 14:07 / 기사수정 2013.09.23 02:49

김승현 기자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배우라면 누구나 영화제의 레드카펫을 밟기를 꿈꾼다.  그 어느 때보다 많은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연이어 터지는 영화제 레드카펫은 자기 존재를 대중에 각인시킬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여배우들은 자신의 맵시를 한껏 뽐낼 수 있는 몇 안 되는 '절호의 기회'이기에 더욱 기다려지는 행사이기도 하다. 미국에서 아카데미상이 열릴 때마다 누가 어떤 패션을 하고 시상식에 참석했는지 화제가 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인지도가 낮은 신인 여배우라면 자주 오지 않는 이런 기회를 더욱 더 활용하고 싶은 욕구를 느낄 것이다. 그렇다면 레드카펫을 걸어가는 1분도 채 안 되는 짧은 순간에 어떻게해야 자신을 확실히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을까. 대중이 보기를 원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그래서 나타난 것이 바로 '파격적인 노출' 현상이다.  

최근 한국에서 진행되는 각종 영화제 레드카펫 행사에서는 이런 '노출 서비스'가 빈번히 나오고 있다. 이를 이용해 인지도를 높인 대표적인 사례로 오인혜를 꼽을 수 있겠다. 그녀는 지난 2011년 10월 '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및 레드카펫 행사에서 가슴 부분이 훤히 드러나는 파격적인 드레스로 시선을 끌었다.

당시 의상 논란이 불거지자 오인혜는 영화 '붉은 바캉스 검은 웨딩' 시사회에 참석해 "처음이라 어떤 옷을 어떻게 입어야 할지 몰랐다"며 "사진 한 장이라도 찍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수소문 끝에 의상팀 언니의 소개를 받아 드레스를 고르게 됐다"고 고백했다.



하나경에 비하면 오인혜는 약과였다. 하나경은 지난해 11월 '제33회 청룡영화상' 레드카펫 행사에서 가슴과 다리가 훤히 드러나는 블랙 롱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의도대로' 시선을 집중시키는데 성공했다. 게다가 하나경은 포토존으로 이동하던 도중 빗물에 미끄러져 넘어졌는데 워낙 파인 드레스를 입고 있었기에 가슴을 비롯한 속살이 여과 없이 노출됐다.

일부에서는 하나경이 넘어진 것이 의도한 것이 아니냐는 의심을 하기도 했다. 이에 하나경은 자신의 트위터에 "우선 죄송스럽습니다. (시상식에) 초청되어 기쁜 마음으로 참석한 자리에 본의 아니게 미끄러져 좋지 않은 모습 보여드렸네요. 조심하겠습니다"라고 해명글을 게재했다.



하나경은 여민정의 등장으로 챔피언 벨트를 내 줄 위기에 처했다. 여민정은 18일 열린 '제17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레드카펫 행사에 속옷이 보일 만큼 과감한 노출 드레스를 입고 등장했다. 특히 여민정은 자작극(?)이라는 의심까지 더해지며 가열된 노출 경쟁에 기름을 부었다.

그녀는 드레스만으로도 사람들의 시선을 모았지만 레드카펫을 걷던 중 드레스 한 쪽이 흘러내려 이내 가슴 부위를 두른 누드톤 테이프와 가슴라인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이에 누리꾼들은 본인 스스로 어깨 끈을 내렸다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그녀는 이날 해프닝으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오르내리며 누리꾼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노출이 심해 MBC가 19일 녹화 방송을 내보내면서 모자이크 처리를 해야할 정도였다.

신인 여배우들이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의상을 파격적으로 입는 것을 가지고 뭐라 할 수는 없다. 어느 정도 선까지는 '애교'로 봐 줄 수가 있다. '엄숙주의'에 매달려 윤리적이고 도덕적인 잣대를 들이대며 연예인들의 행동을 제약할 필요는 없다. 연예인이라는 존재 자체가 사람들에게 현실로부터의 '일탈 욕구'를 대리만족시켜 주는 역할이 맡겨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속이 빤히 보이게(의도가 엿보이게)' 노출을 감행하는 신인들을 보고 있자면 '일탈의 자유로움'이 아니라 '뜨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안쓰러움'만 느껴질 뿐이다. 물론 우리는 마우스로, 터치로 화면을 옮겨가며 그들의 '노출 서비스'를 즐긴다. 그리고 그들의 의도대로 그들의 이름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그렇게 기억된 이름에는 어떤 영광도, 찬사도, 기대감도 없다는 것을 당사자들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레드카펫 위에서 벌이는 일부 지각없는 연예인의 '민망한 노출 서비스'로 영화제 자체가 주목받지 못하고, 주객이 전도되는 현상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오인혜, 하나경, 여민정 ⓒ 엑스포츠뉴스 DB, MBC 방송화면]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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