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까지 생각"…말이 씨 된 성남-포항 혈투

[엑스포츠뉴스=성남, 조용운 기자] "축구란 모르는 거라 모든 사항을 준비하기는 했다"(성남 안익수 감독)

"승부차기까지 간다고 생각하고 있다"(포항 황선홍 감독)

성남 일화와 포항 스틸러스가 갈 길 바쁘고 힘에 부치는 시기에 원치 않는 120분 혈투를 펼쳤다. 양팀 감독이 각오를 했다지만 내심 아쉬운 연장 접전이었다.

성남과 포항은 10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2013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을 치렀다. 후반기가 재개되고 주중 2경기의 강행군 속에 만난 두 팀은 전후반 90분 만으로는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상승세의 성남과 K리그 클래식 선두 포항의 대결답게 시종일관 한쪽으로 기우는 감 없이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다.
감독들이 예상한 대로였다.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안 감독은 "부상 선수가 많아 힘든데 연장전, 승부차기까지 준비를 하고 있다"며 "다음 경기가 어차피 포항이라 상관없다"는 출사표를 내놨다.

이는 황 감독도 마찬가지다. 황 감독은 "단판승부는 내용보다 결과가 중요하다. 성남의 피지컬이 좋지만 우리도 좋다"며 "후반에 승부를 낼 생각이다. PK까지 간다고 생각 중이다. 성남과 또 붙어 연장까지 가도 괜찮다"고 응수했다.

그대로 경기에 반영됐다. 전반 10분 김동섭의 골로 앞서간 성남이 조금 이른 시기에 굳히기에 들어가면서 이를 뚫기 위한 포항의 맹공이 주를 이뤘다.

포항이 후반 13분 노병준의 절묘한 프리킥골로 1-1 균형을 맞춘 이후에는 치열한 공격축구가 그라운드를 수놓았다. 전후반에 이어 연장까지 장군과 멍군을 이어받으며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승부차기에서 승리의 여신이 웃어준 쪽은 포항이었다. 포항은 신광훈을 시작으로 이명주, 고무열, 조찬호가 연달아 성공한 반면 성남은 두 번째와 세 번째 키커인 이승렬과 김철호가 실축하면서 8강행 티켓은 포항의 몫이 됐다.

경기 후 황 감독은 "체력에 자신이 있어 연장만 가면 우리가 유리하다고 생각했다"며 승리를 예감했다는 듯 웃어보였고 안 감독은 "계획에 없던 교체가 두 번이나 있었다. 토요일에 또 붙는데 2번 지면 안 되지 않겠냐"고 설욕을 다짐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포항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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