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최근 4경기에서 무려 30이닝을 소화했고, 그 중 3경기에서 8이닝을 끌어줬다. 이만하면 대단한 이닝이팅 능력이다. NC 다이노스의 '에이스' 찰리 쉬렉 얘기다.
찰리는 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LG 트윈스전에 선발 등판, 8이닝 동안 113구를 던지며 6피안타 1사구 2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비록 팀이 연장 끝에 1-2로 패해 시즌 6승에는 실패했지만 이닝이팅 능력 하나는 제대로 보여줬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종전 2.71에서 2.59(리그 3위)로 낮췄다. 위기에 봉착하는듯 싶다가도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앞세워 실점을 막아낸다. 이후에는 호투 행진이다.
전날(8일)도 2회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지만 이후 3이닝을 안타 하나만 내주고 깔끔하게 막았다. 6회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이후 2이닝은 연속 삼자범퇴였다. 찰리가 등판하는 날이면 쉽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그러면서 긴 이닝을 끌어주고 있으니 팀으로선 이만한 복덩이가 없다.
찰리는 올 시즌 가장 꾸준한 투수 가운데 한 명으로 손꼽힌다. 4월은 적응기였다. 4월 5경기에서 3패 평균자책점 4.66에 그쳤다. 그럼에도 3차례나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5월 이후 11경기에서 보여준 찰리의 모습은 '에이스'의 모습 그대로다.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75(77⅓이닝 15자책)다. 5회 이전 조기 강판은 단 한 차례도 없고, 2경기를 제외하면 모두 6이닝 이상을 소화했다. 더욱 무서운 건 8경기에서 7이닝 이상 소화하며 3실점 이내로 막아냈다. 에이스의 덕목인 이닝이팅 하나만큼은 확실하다. 5월 이후 경기당 평균 7이닝(7.03) 이상을 소화하고 있다. 퀄리티스타트도 11회로 쉐인 유먼, 크리스 옥스프링(이상 롯데)과 함께 리그 공동 1위.
시즌 전체를 놓고 봐도 찰리의 이닝이터 본능은 여전히 빛난다. 크리스 세든(SK), 옥스프링과 함께 104⅓이닝을 소화했다. 리그 2위다. 이닝당 출루허용률(1.22)도 리그 5위로 안정적이다. 조조 레이예스(SK)가 리그 최다인 108⅓이닝을 소화했지만 찰리보다 2경기에 더 등판했고, 구원 등판도 한 차례(3이닝) 있다. 선발로 꾸준히 나서 안정감을 보여준 찰리의 에이스 본능이 더욱 빛나는 이유다.
구위도 더욱 좋아졌다. 최고 구속 151~152km 빠른 공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트패스트볼,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보유했다. 직구 위력이 더해지니 체인지업과 커브를 섞어 던지기도 용이하다. 직구 계열인 투심패스트볼과 커트패스트볼의 볼 끝은 살아 움직인다. 그러다 보니 타자들은 땅볼로 물러나기 일쑤다. 시즌 시작 전 "볼 끝이 지저분한 것이 최대 장점"이라는 평가가 틀리지 않았음을 스스로 증명한 찰리다.
무엇보다 개인보다 팀을 우선시하는 마인드가 그를 더욱 빛나게 한다. 퀄리티스타트 12회에도 5승. 타선이나 계투진이 야속할 법도 하다. 하지만 그는 "내 승리는 중요하지 않다. 팀이 이기면 그것만으로 충분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특히 야수들의 실책이 속출한 4월에도 화를 내거나 흔들리는 법이 없었다. 오히려 야수들을 다독였다. 김경문 NC 감독도 "외국인선수가 그런 마음 씀씀이를 갖기가 쉽지 않은데 정말 고맙다"고 했을 정도다. 이제는 "시간이 지날 수록 팀워크가 안정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야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으로 던진다"며 팀을 우선시한다.
NC 선발진은 올 시즌 팀 퀄리티스타트 40회를 기록 중이다. 이 부문 리그 1위다. 아담 윌크-에릭 해커-이재학-이태양이 잘 버텨줬고, 이제는 손민한(4경기 3승, 평균자책점 0.77)까지 가세해 한층 위력을 더했다. 그 중심에 찰리가 있다. 시즌 초반 부진은 팀 선발진의 중심축으로 다시 태어나기 위한 성장통에 불과했다. 이제는 이닝이터를 넘어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 반열에 올라선 찰리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찰리 쉬렉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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