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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의 출사표 "한국형 축구로 월드컵 나선다"

기사입력 2013.06.25 15:29 / 기사수정 2013.06.25 16:32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파주, 김형민 기자] 축구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홍명보 신임 감독이 당찬 출사표를 던졌다.

홍 감독은 25일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가진 공식기자회견에서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 한국형 축구로 브라질 월드컵을 대비할 생각"이라며 앞으로의 청사진을 밝혔다.

홍명보 감독은 최강희 감독에 이어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됐다. 다가오는 동아시안컵을 시작으로 내년 브라질월드컵과 호주 아시안컵 등 2년동안 축구대표팀을 이끌게 됐다. 24일 귀국한 홍명보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대표팀을 맡게 된 소감과 계획 등을 전했다.




다음은 홍명보 감독 일문일답

-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소감 및 각오

우선 오래간만에 인사드리는 것 같다. 긴장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자리를 빌어서 어려운 시기에 우리 대표팀을 맡아서 대한민국 대표팀을 8회 연속 진출시키신 최강희 감독님과 스텝들 선수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개인적으로 쉽게 찾아 오지 않는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히딩크 감독의 배려로 5개월정도 안지에서 코치 연수를 받았다. 개인적으로 훌륭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하고 그 기간동안 축구도, 인생도 많이 배웠다. 그 안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다시 일어설 수 있으리라는 힘도 얻었다.

2005년 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생활을 시작해 앞으로 감독의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쉽지 않은 환경이지만 그동안 쌓아 온 모든 것을 걸고 그동안 경험한 지식과 앞으로의 지혜로 모든 것을 대표팀에 불사르겠다.

- '홍명보의 아이들'의 대표팀 발탁 가능성은?

그 선수들과 3년정도 환상적인 시간을 보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를 100% 보장해준다고 이야기할 순 없다. 지금 맡은 국가대표팀 감독 역할에 충실해지고 싶다. 그 선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그 실력을 적극 믿겠지만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는 모르는 일이고 앞으로 그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봐야 할 것 같다. 1년 전과 1년 후 등 모든 것들을 체크해서 평가를 내릴 것이다.

- 박지성의 복귀 필요성과 전임 감독들의 축구 스타일이 본인과 다른 점들이 있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그리고 이동국 선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박지성 선수는 지금까지 한국축구에 아주 큰 일을 했고 앞으로도 큰 일을 해내야 하는 선수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의지라고 생각한다. 은퇴를 발표할 당시에도 본인의 생각과 의지가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했었다.

전임 감독님들에 대해선 모두 최선의 노력을 다 하셨다고 생각하고 그 결과 우린 지금 8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것이다. 전임 감독님들의 노력은 박수 받아야 마땅하다.

이동국 선수에 대해선 나 역시도 논란에 관해 언론을 통해 많이 접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 뭐라 이야기드릴 것이 업삳. 공개된 자리에서 선수 개개인을 평가하는 것은 개인적으로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앞으로도 어느 선수를 개별로 평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 1년 앞으로 다가온 월드컵과 아시안컵에 대한 목표치는?

내가 굳이 이야기하지 않아도 국민들과 팬들이 바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목표일 것이라 생각한다. 한번도 개인적인 목표를 이야기한 적은 없고 우리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선수들이 어느 정도까지 갈 수 있는지를 지켜보고 목표가 설정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지향하는, 홍명보 감독의 축구 색깔이 있다면?

한국형 전술을 만들어서 한국형 플에리로 이번 월드컵에 도전하고 싶다. 우린 스페인도, 독일도 아니다. 우리 선수들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과 세계에서 경쟁력을 보일 수 있는 전술을 준비해서 다가오는 월드컵을 준비할 생각이다.

- 초기엔 대표팀 감독직을 고사하다 수락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있다면?

공식적으로 이번에 온 것이 세번째 제의였다. 첫번째와 두번째는 올림픽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고사했고 지금은 자유로운 상황에서 받아 수락하게 됐다. 물론 놀고 있어서 대표팀을 맡게 됐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러시아에서 있으면서 많은 것들을 느꼈는데 그 안에서 우리 선수들이 훌륭한 선수들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 안지에서 11개국 정도의 선수들과 함께 생활했는데 선수들을 컨트롤하기가 매우 어려웠다. 그에 비해 우리 선수들은 태도나 경기에 임하는 자세, 상대팀에 대한 존중이 훌륭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다시 한번 한국 선수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기회가 온다면 행복할 거라 생각하고 있었고 결국 내 마음을 움직인 것은 우리 국가대표팀 선수들이었다.

- 2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기간은 어떻게 정해진 것인가?

협회와의 사전 접촉에서 계약기간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다. 협회는 지금보단 더 나은 조건을 제시했지만 난 대표팀 감독자리를 영원히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무엇보다 어떤 동기를 가지고서 감독직을 수행할 것인가가 더 중요했다.

만약 2018년까지 계약을 했다면 감독직에 임하는 자세가 지금과는 좀 더 달라졌을 거라 생각한다.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할 수 있는 환경을 원해 2년은 내가 제의했다.

- 대표팀내 불화설이 있었는데 이를 잠재울 방법이나 구심점으로 생각해둔 베테랑 선수가 있는가?

개인적으로 잠재울 수 있는 방법은 특별히 없다. 그 안에 있지 않아 잘 모르겠지만 경기내용을 좋지 않다보니 많은 분들이 그런 우려와 이야기들을 하신 것 가다.

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늘 팀이라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해왔다. 어떤 한 선수가 중심이 되서 팀을 이끌어나간다는 것도 좋지만 한명의 주장보단 11명의 주장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오는 2014년의 우리 팀은 '원 팀 원 스피릿 원 골'이 중요 슬로건이 될 것이다.

- 선수들이나 팬들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졌다.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그리고 히딩크 감독과의 대화는 없었는지

모스크바에서 히딩크 감독님과 식사를 하면서 이야기를 했는데 정말 대표팀 감독이 된다면 기쁠 것이라 이야기하셨다. 히딩크 감독님은 내게 모든 상황을 두고 잘 살펴본 후에 무언가가 튀어 나오면 그것을 고려해보고 부담스러우면 하지 말라고 충고해주셨다. 감독님 말씀대로 모든 것을 놓고 다 살펴봤지만 대표팀 감독밖에 나오지 않았다.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고 그에 맞추는 것도 감독의 임무다. 지금은 우리가 세계를 겨냥해서 나가는 팀이다. 우리가 어떤 것이 필요한지를 잘 생각해서 월드컵에서 우리가 어떤 경기력을 보일 지가 중요하고 최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는 방벙을 구상중이다.

- 한국형 축구의 구체적인 모습은?

솔직히 축구라는 것이 많이 변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얼마나 좀 더 좁은 공간에서 하느냐, 넓은 공간에서 하느냐, 수비가 조직적인가가 요점이다. 예를 들면 우리 선수들의 근면성, 성실, 팀을 위해 희생하는 자세, 그 세가지만으로도 우리의 전술을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2002년에도 좋은 지도자 밑에서 좋은 시간을 보냈는데 지금의 전술과 포메이션은 당시와 많이 다르지만 압박하고 어느 위치에서부터 압박해야 하는지, 우리가 어디에서부터 좁게 서야 하는 지등에 대해 우리 선수들과 함께 만들어 갈 생각이다.

변화라는 것은 모두들 두려워한다. 우리는 2002년이후 양적으로 질적으로 발전한 것이 사실이지만 과연 우리 한국축구의 목표가 얼마만큼 발전했느냐에 대해선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이젠 탈아시아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 어느 팀을 상대하더라도 꾸준한 경기력으로 임해야 하고 경기력의 차이가 너무 많이 나면 그건 바람직하지 않다. 지금은 세계를 목표로 나가야될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혁신은 기술적인 면은 우리가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부분이고 정신적인 부분도 역시 그렇다. 개개인의 정신, 팀의 멘탈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우리 선수들의 모든 면들이 앞으로는 바꿔여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의 강한 의지를 위해 좋은 코칭 스텝들도 구성돼야 한다.

- 월드컵 대비, 어느 부분에 중점을 맞추고 있나 그리고 수석코치로는 누굴 염두해 두고 있는가?

일단은 아무래도 월드컵에 나가서는 우리보다 수준이 낮은 팀이 없는 것이 사실이고 그들을 맞서기 위해선 첫째로 한국 선수들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

한국 선수들은 공을 굉장히 잘 뺏는다. 반대로 공을 잘 뺏긴다. 우리는 그 사이 시간을 최대한 늘려아 한다고 생각한다. 좋은 수비조직력으로 경기를 하면서 공격시엔 최대한 공을 넘겨주지 않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공격을 마치 수비처럼 하고 그에 걸맞는 움직임과 개인기량을 필요로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과정에서 조직적인 면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난 꼭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쉽게 뚫리지 않는 수비조직력을 만들겠다.

코칭스텝은 아직 인선을 하지 않았지만 함께 했던 코칭스텝들도 있었기 때문에 며칠내로 인선이 완료되면 조만간 발표하겠다.

- 대표팀의 문제점들과 해결과제, 그리고 동아시안컵 대비는 어떻게?

수비조직력은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갈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들을 최대한 단축해서 준비할 생각이다. 이제 20여일 남짓 남았는데 그 안에 팀을 만든다는 것이 쉽지 않지만 어떻게 누굴 만들것인지를 생각하고 월드컵 본선에 나설 선수들을 작업할 것이다.

지금 당장 30명가량의 선수들을 이 자리에서 이야기할 수 있다. 지금의 경기력만을 확인한다면 선수구성에 특별히 문제 없을 것이라 여기고 있다.

동아시안컵도 마찬가지지만 월드컵 본선도 중요하다. 앞으로 동아시안컵을 통해 3경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 생각하고 매경기 최선을 다할 것이라 약속드리겠다.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승리보다는 변화하는 것이 우리 국민들에게나 대표팀에도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1년 간의 준비에 대한 부담은 없는가

일단은 인간은 안락한 것보단 도전과 갈등에서 평가를 받는다. 1년이란 시간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그 1년이란 시간이 저를 대표팀 감독을 하도록 움직인 것도 사실이고 1년동안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리면서 팀을 만들지는 70~80프로는 생각해뒀다.

- 지금 대표팀은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다. 이런 시기에 꼭 대표팀 지휘봉을 잡게 된 이유가 있는가?

좋을 때보다 안 좋을 때를 활용하는 것이 성공의 비결이다.

축구협회가 제의했고 내가 수락을 한 것이다. 협회측에서 억지성 부임을 유도했다는 보도가 어떻게 나왔는지 잘 모르겠다. 내가 대표팀의 어느 부분이 마음에 안 들어서 안 한다고 했다가 다시 하겠다고 하는 그런 것은 내 스타일이 아니다. 난 아기가 아니고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했을 뿐이다.

[사진=홍명보 감독 (C) 엑스포츠뉴스=파주, 권태완 기자]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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