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4강 신화 재현에 도전하는 이광종호가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쿠바를 제물로 첫 승을 신고했다. 특히 제프 블래터 회장 등 국제축구연맹(FIFA) 수뇌부들이 자리한 대회 개막전에서 한국은 압도적 스피드를 과시하며 대회 돌풍을 예고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이하 축구대표팀은 22일(이하 한국시간) 터키 카이세리 아타튀르크 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13 FIFA(국제축구연맹) U20월드컵 B조 조별리그 개막전'에서 쿠바를 2-1로 꺾었다.
기분 좋은 출발이다. 사실상 대회 16강 진출의 분수령으로 삼았던 이날 경기에서 승점 3점을 획득해 향후 행보에 가속도가 붙게 됐다. 포르투칼과 나이지리아 등을 앞으로 상대해야 할 한국으로선 약체로 꼽히는 쿠바을 상대로 한 승점 3점이 필요했다.
초반 시작은 좋지 않았다. 전반 7분만에 쿠바 간판 공격수 마이켈 레예스에게 헤딩골을 허용해 리드를 뺏겼다. 하지만 선취골 실점은 오히려 한국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전반 30분을 기덤으로 서서히 특유의 빠른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역전까지 일궈냈다.
특히 스피드와 돌파가 눈에 띄었다. 한국은 좌우의 류승우(중앙대)와 강상우(경희대)의 측면 플레이가 살아나며 쿠바를 압도했다. 여기에 심상민(중앙대)과 김용환(숭실대)의 적극적인 공격가담이 이뤄지며 측면 공격은 배가 됐다.
이광종호에겐 나름대로의 노림수가 있다. 신장이 크고 발이 느린 쿠바 수비진을 공략할 승부수로 스피드를 선택했다. 빠른 발을 앞세워 뒷공간과 빈 틈을 파고들겠단 계산이었다. 공격진의 공백 속에 내세운 최선의 대안이기도 했다. 문창진(포항 스틸러스)과 김승준(숭실대) 등 공격진에 공백이 생긴 가운데 대표팀은 속도로 맞부딪혔다.
전략은 그대로 적중했다. 한국은 빠르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쿠바를 쉴 새 없이 위협했다. 볼점유율에서 60대 40으로 확실하게 앞서면서 주도권을 쥐고 흔들었다. 득점도 모두 측면 공격에서 비롯됐다. 후반 3분 왼쪽 측면을 파고들다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동점으로 이어졌다. 후반 38분엔 강상우가 오른쪽에서 올린 땅볼 크로스를 류승우가 마무리했다.
스피드 넘치는 한국의 경기력은 이날 그대로 FIFA 수뇌부들의 시선에 포착됐다. 대회 개막전을 겸해 열린 이번 경기에서 좋은 인상을 남겼다. 블래터 회장을 비롯한 임원진들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한 이광종호의 경기력이었다.
[사진=U-20대표팀 ⓒ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