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잠실, 강산 기자] 2경기 연속이자 벌써 올 시즌 5번째 조기강판이다. 다른 투수라면 그나마 이해가 간다.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줘야 할 벤자민 주키치가 흔들리다 보니 답답할 노릇이다.
주키치는 9일 잠실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 등판, 3⅓이닝 동안 70구를 던지며 3피안타 2탈삼진 3볼넷 4실점한 뒤 조기 강판됐다. 결국 팀의 2-8 패배를 막지 못하고 시즌 5패째를 떠안은 주키치다. 올 시즌 평균자책점도 종전 5.08에서 5.40으로 올라갔다.
문제는 시간이 지날 수록 평균자책점이 나빠진다는 것. 주키치는 4월 5경기에서 4.03, 5월 5경기에서 5.11의 평균자책점을 마크했다. 6월 2경기에서는 무려 12.79(6⅓이닝 9자책)이다. 이닝 소화력도 아쉽다. 12경기에서 7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가 시즌 첫 경기인 4월 2일 넥센전(8이닝 3실점 완투패)뿐이다. 이후 11경기에서 최다 이닝은 6⅔이닝이다. 경기당 평균 소화이닝은 정확히 5이닝(12경기 60이닝)이다. 에이스 역할을 기대한 투수의 성적치곤 아쉽기만 하다. 피안타율도 3할로 높은 편.
2사 후 승부에서도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주키치는 올해 2아웃 이후 피안타율이 3할 5푼 8리다. 득점권 피안타율도 3할 7푼 9리에 달하다 보니 대량 실점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주자 없는 상황(.257)보다 주자 있는 상황(.366)에서 피안타율이 높은 부분, 좌투수임에도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3할 6푼 4리(우타자 .275)에 달하는 부분도 에이스의 모습과는 거리가 있다.
주키치는 지난달 12일 롯데전서 4이닝 3실점 부진을 보인 뒤 2군행을 통보받았다. 이후 11일 만에 1군에 올라와 2경기에서 10⅔이닝 동안 3점만을 내주며 2승을 챙겼다. 살아나는 듯했다. 주키치는 시즌 3승째를 거둔 뒤 "더 긴 이닝을 소화하고 싶다"며 팀에 미안한 마음을 내비쳤고,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다. 앞으로 더 좋은 성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2경기에서 총 6⅓이닝 동안 9점을 내주며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다.
LG는 지난달 29일 한화전부터 9일 롯데전까지 11경기에서 9승 2패를 기록했다. 한때 5할 승률에서 -6까지 떨어졌던 승패 마진도 +3이 됐다. 팀이 최근 상승세라는 점이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11경기에서 2패를 주키치가 선발 등판한 날 당했다. 그렇다고 '다른 투수가 등판했다면 어땠을까'라는 부질없는 가정은 필요하지 않다. 100% 승리한다는 보장은 없기 때문이다. 지난 2년간 선발진 주축으로 활약했던 주키치의 부진이라는 점이 속쓰린 LG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투수가 흔들린다는 점은 분명 좋은 현상은 아니다. '잘 되는 집안'이기에 더욱 조심스럽다. 과연 LG가 어떤 타개책을 들고 나올지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벤자민 주키치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