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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첫 金획득까지 무엇과 싸워 이겼나

기사입력 2013.06.08 07:07 / 기사수정 2013.06.08 07:21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손연재(19, 연세대)의 아시아선수권대회 개인종합 금메달 획득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부터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3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그는 7일 열린 개인종합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손연재가 받은 점수는 후프(18.033) 볼(18.267) 곤봉(18.133) 리본(17.633) 점수를 합산한 총점 72.066점이었다. 2위인 자밀라 라흐마토바(23, 우즈베키스탄, 70.599)와의 점수 차는 1.467점 차였다. 큰 점수 차로 경쟁자들을 여유 있게 제친 그는 마침내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올라섰다.

한국은 그동안 리듬체조의 변방에 있었다. 지난 2006년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신언진이 개인종합 동메달을 획득했고 2009년 대회에서는 신수지(22)가 3위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올림픽과 세계선수권대회 그리고 국제체조연맹(FIG)이 주관하는 월드컵 대회에서는 좋은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손연재는 한국 리듬체조의 역사를 하나 둘씩 바꾸어나갔다.

귀여운 외모 뒤에 숨은 '파이터 근성'

손연재는 시니어 4년 차인 올해까지 고질적인 발목 부상을 안고 있다. 올 시즌이 시작되기 전에는 몸 상태가 극히 좋지 못했다. 부상 관리를 잘못했을 때 한순간에 자신의 기량을 잃을 위기가 찾아온다.

주니어 시절부터 손연재는 자기 관리가 매우 엄격했다. 대회 기간은 물론 평소에도 훈련을 위해 먹고 싶은 욕심을 참아냈다. 또한 힘겨운 재활도 꿋꿋하게 버텨냈다. 동유럽의 벽이 워낙 높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차근차근 세계 정상을 향해 도약해나가겠다는 목표도 가지고 있었다. 주니어 시절 그는 먼 미래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현재의 자신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당시 손연재는 "되도록이면 많은 국제대회에 나가 경험을 쌓고 나를 알리는 것부터 하고 싶다"고 말했다.

철저한 자기관리는 물론 부상을 고통을 견디며 끝까지 수구를 놓지 않는 '독한 근성'도 지녔다. 귀여운 외모와는 다르게 '파이터 기질'을 가지고 있는 손연재는 위기를 극복해해는 능력도 갖췄다. 국제심판인 차상은 MBC 해설위원은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손연재는 놀라운 위기 관리능력을 보여줬다. 큰 실수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을 강한 정신력으로 극복해냈다. 이러한 점이 다른 선수들과는 달랐다"라고 평가했다.

또한 이번 대회는 적지 않는 부담이 있었다. 손연재의 아시아선수권 우승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반드시 우승을 해야 한다는 중압감이었다. 또한 홈의 이점을 지닌 자밀라 라흐마토바(23, 우즈베키스탄)와 몰라보게 성장한 덩 센쉬에(21, 중국)의 도전이었다. 큰 실수 하나로 순위가 변동되는 리듬체조의 특징을 생각할 때 이번 대회 우승은 결코 만만한 과제가 아니었다.

개인종합 결선에서 손연재는 흔들리는 자신을 끝까지 지탱하며 금메달 획득에 성공했다. 우승에 대한 중압감을 극복한 정신력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하다.



욕심을 버리고 자신의 장점을 승화시키다


시니어 2년차인 2011부터 손연재는 러시아 노보고르스크 훈련장에 둥지를 틀며 급속도로 성장했다. 그는 타고난 재능도 뛰어나지만 피나는 훈련으로 성장하는 '노력형'에 가깝다. 주니어 시절 그의 고민 중 하나는 작은 신장이었다. 중학교 시절에는 160cm에 미치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는 160cm 중반까지 성장해 이러한 고민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반면 러시아를 비롯한 동유럽 선수들은 타고난 신체조건과 유연성 때문에 극동아시아 지역 선수들보다 한층 유리하다. 손연재는 이러한 약점을 끊임없는 노력으로 보완했다. 그 결과 기술은 한층 정교해졌고 자신 만의 표현력을 완성시켰다. 국제적인 경쟁력을 다지기 위해 자신의 장점을 살린 전략은 올 시즌 적중했다. 규정이 새롭게 변경된 올 시즌부터는 보편적인 수구 동작보다 자신만의 독창성(Originality)을 살린 참신한 루틴을 강조하고 있다.

손연재는 자신의 몸에 맞지 않는 기술을 무리하게 시도하지 않았다. 자신의 장점을 살린 동작과 기술을 프로그램에 배치해 경쟁력을 다졌다. 그 결과 그의 장기가 된 '17회전 포에테 피봇'은 신흥 병기가 됐고 볼을 메트에 바운스 한 뒤 등과 팔로 받아 허리재기를 하는 독창적인 동작도 완성해냈다. 또한 음악을 자연스럽게 타는 장점도 더욱 발전시켰다.

하지만 아시아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상승세를 세계선수권까지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이번 대회를 통해 자신감을 얻은 손연재는 7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리는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와 8월 말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개최되는 세계선수권대회를 남겨두고 있다.

차상은 해설위원은 "이번 대회에서 손연재는 무척 잘했지만 연기 도중 나오는 작은 실수는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국내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친 손연재도 "이제는 큰 실수가 나오지 않지만 아직 자잘한 잔 실수를 하고 있다. 앞으로도 더욱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겠다"라고 밝혔다.

8일 저녁에 열리는 종목별 결선에서 다관왕에 도전하는 손연재는 10일 오전 귀국할 예정이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손연재 ⓒ 아이비월드와이드 제공,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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