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출발은 좋았다. 경기 감각과 컨디션도 그리 나쁘지 않다. 하지만 평소에 우려했던 복병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손연재(19, 연세대)가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국제대회 개인종합 우승에 한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손연재는 지난 5일과 6일(이하 한국시간)에 걸쳐 우즈베키스탄 타슈겐트에서 열린 '리듬체조 아시아선수권대회 2013' 개인종합예선 및 팀 경기에서 1위로 결선행을 확정지었다.
올 시즌 국제체조연맹(FIG) 리듬체조 월드컵 세계랭킹 6위에 올라있는 손연재는 '아시아 최강'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올 시즌 랭킹에서 아시아 선수들 중 손연재 다음으로 높은 순위에 이름을 올린 선수는 15위에 오른 자밀라 라캄토바(23, 우즈베키스탄)다.
라캄토바에게는 홈그라운드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아시아선수권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생각할 때 손연재의 가장 위협적인 경쟁자는 라캄토바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중국의 에이스인 덩센위에(21, 중국)가 도전장을 던졌다.
덩센위에는 올 시즌 월드컵 순위에서 28위에 올라있다. 그러나 올 시즌 한 개의 월드컵시리즈에 출전했기 때문에 포인트 점수가 낮다. 프랑스 코르베유 월드컵에 출전한 그는 개인종합 11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덩센위에는 이번 아시아선수권을 단단히 준비했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안정된 연기를 펼쳤다. 이 대회 개인종합 예선에서 그는 후프 17.767점, 볼 17.933점, 곤봉 18.117점, 그리고 리본에서는 16.833점을 받았다. 네 종목을 합산하면 70.650점으로 71.010점을 받은 라캄토바에 이어 3위가 된다. 하지만 예선전 규정은 네 종목 중 점수가 가장 낮은 한 종목을 제외한 나머지 세 종목의 합산으로 총점이 매겨진다. 이런 규정에 따라 덩센위에는 가장 낮은 리본 점수를 제외한 나머지 세 종목의 합산에 의해 53.817점으로 53.400점인 라캄토바를 앞질렀다. 결국 덩센위에는 세 종목 합산 54.866점을 받은 손연재에 이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개인종합 결선은 예선과는 달리 네 종목의 점수를 모두 합해 총점을 매긴다. 곤봉을 제외한 모든 종목에서 손연재는 출전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으며 '아시아 최강'임을 증명했다. 그러나 덩센위에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
손연재는 예선전에서 후프(18.183) 볼(18.250) 곤봉(17.800) 리본(18.433)의 점수 중 가장 낮은 곤봉 점수를 제외한 54.866점을 받았다. 곤봉에서 한 쪽 수구를 놓치는 자잘한 실수를 범하는 사이 덩센위에는 18점을 넘기며 손연재를 바짝 추격했다.
그러나 마지막 종목인 리본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손연재는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자신의 장기인 '17회전 멀티풀 포에테 피봇'을 구사하며 시즌 최고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덩센위에는 큰 실수를 반복하며 16점대로 추락했다.
국제심판인 차상은 MBC 리듬체조 해설위원은 "덩센위에는 기본기가 탄탄하고 성장이 예견됐던 선수다"고 말한 뒤 "기술도 정확하고 잘하는 선수지만 실수를 자주 한다는 약점이 있다. 또한 표현력도 손연재처럼 매력적이지 못하다. 여러모로 손연재에게는 미치지 못한다"고 평가했다.
손연재가 네 종목에서 큰 실수를 범하지 않을 경우 아시아선수권 우승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손연재가 급성장하는 사이 아시아 지역 선수들의 추격도 진행되고 있다. 순위에 대한 부담감을 덜어내고 프로그램 완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한 조금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 집중력도 필요하다. 평소에 했던 대로의 기량을 발휘한다면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국제대회 금메달을 거머쥘 가능성은 매우 크다.
손연재는 7일 저녁 개인종합 결선에 출전하고 8일에 열리는 종목별 결선에서는 다관왕에 도전한다.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사진 = 손연재 ⓒ 엑스포츠뉴스DB, 덩센위에 = FIG 공식홈페이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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