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2일 LG 트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린 광주구장. 9회말 LG 내야수 문선재가 포수로, 투수 봉중근이 타자로 변신했다. 피치 못한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 하지만 팀의 역전승을 일궈내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LG는 0-4로 뒤지던 9회초 넉점을 쓸어 담으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갔고, 10회초 2사 1루서 터진 문선재의 결승타에 힘입어 5-4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5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간 LG는 시즌 전적 24승 23패로 5할 승률을 넘어섰다.
특이했던 점은 9회말 LG 내야수 문선재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는 사실이다. LG는 이미 선발 포수 윤요섭에 이어 최경철까지 경기에 나섰다. 더 이상 포수 자원이 없었다. 결국 문선재가 포수 마스크를 쓰고 경기에 나서 봉중근의 공을 받았다. 침착하게 봉중근의 공을 받아내며 포수 역할을 소화한 문선재는 연장 10회초 승부를 가르는 적시타를 때려냈다. 이병규의 좌전 안타로 만든 2사 1루 상황에서 값진 일타로 승부를 뒤집었다.
볼거리는 또 있었다. 이날 승리투수가 된 봉중근은 10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섰다. 봉중근이 타석에 들어선 것은 데뷔 후 처음있는 일. 결과는 삼진이었다. 10회말 투구에 집중해야 했던 그는 타격에 힘쓸 여유가 없었다. 타석 바깥쪽에 서있던 그는 고의(?) 루킹 삼진을 당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갔다.
이후 LG는 10회말 2사 1,2루의 위기를 맞았지만 봉중근이 윤완주를 헛스윙 삼진 처리하면서 짜릿한 역전극을 완성했다. 홈플레이트를 지키던 문선재는 환하게 웃으며 봉중근에게 달려가 기쁨을 나눴다.
포수 문선재, 타자 봉중근의 변신과 함께 기분 좋은 역전승을 거둔 LG다.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값진 역전승까지 일궜으니 그야말로 일석이조였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문선재, 봉중근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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