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베이루트(레바논), 조용운 기자] 일단 확정된 경기, 갈 길을 갈 뿐이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이 2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결전지인 레바논 베이루트에 입성했다.
8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의 열망을 품고 베이루트 땅을 밟은 최강희호는 불안한 정세는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었다.
오는 5일 베이루트 카밀레 샤문 스포츠시티 스타디움에서 레바논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6차전을 치르는 한국 앞에 익숙하지 않은 원정답게 예상치 못한 걸림돌이 생겼다.
레바논 현지 정세가 급격히 불안해 진 것. 외교통상부가 지정한 여행제한지역인 레바논은 최근 도심에서 수류탄이 폭발하며 다시 정세가 냉랭해졌다.
급기야 외교부는 전세기를 통해 대표팀의 경기를 응원할 예정이던 붉은악마에 출국 자제 요청과 함께 대한축구협회에도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3국 개최를 건의하도록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FIFA는 지난달 31일 축구협회에 보낸 서신을 통해 "레바논에 인접한 시리아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간 베이루트에서 월드컵 최종예선을 세 차례 치른 것과 동일하게 FIFA의 안전담당관을 파견하며 한국을 지원할 예정이다"고 말하며 제3국 개최를 불허했다.
이에 따라 예정대로 베이루트에서 레바논과 예선전을 치르게 된 최강희호지만 큰 걱정은 하지 않고 있다.
"나도 수류탄을 하나 들고 올 걸 그랬다"는 농담을 건넨 최 감독은 "축구하러 왔으니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정상적으로 원하는 경기를 하고 돌아가길 바라고 있다"며 "외적인 부분을 생각하다가 경기를 망칠 수 있다. FIFA가 말한대로 이것도 중동 원정의 특징이다"고 가능한 가벼운 입장을 보였다.
이는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베이루트 공항에서 만난 김남일은 "설마 또 총격전을 벌이겠느냐. 현재 레바논의 정세가 불안하다고 하는데 경기에만 집중을 해야 한다"고 잘라 말했다.
이동국도 전날 경기장 부근에서 수류탄이 터졌다는 말에 짐짓 놀랐지만 "북한이 핵을 쏜다고 했을 때 원정팀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느꼈던 것과 같은 것 아니겠느냐"며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김남일 ⓒ 엑스포츠뉴스DB]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