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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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60%, 프랑스가 이긴다

기사입력 2006.06.18 18:00 / 기사수정 2006.06.18 18:00

손병하 기자
    
(베를린=손병하 기자)  각기 다른 대륙에 살며 전혀 다른 언어와 피부색을 가진 셀 수도 없는 많은 나라의 사람들을 한자리에서, 그것도 한눈에 볼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될까? 17일(독일 현지 시각), 베를린에 있는 브란덴부르크 광장에서 보았던 놀라운 그 광경은 월드컵이 아니면 보기 힘든 것이었다.

월드컵 개최국 독일 사람들 물론이고 국적을 가늠키 힘든 수많은 유럽인과, 남미와 북미 오세아니아와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에서 몰려든 전 세계의 축구팬이 한자리에 어우러지는 모습은 대단했었다. 그리고 광장에 모인 그들이 인종과 대륙을 불문한 채, 축구와 월드컵이란 축제를 즐기는 광경은 정말인지 경이로운 장면들이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나라의 사람들을 만난 것 같은 착각을 들게 할 정도로 북적거리며 흥겨웠던 브란덴부르크. 그 광장에 모인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18일 저녁 9시(한국 시각, 19일 새벽 04시)에 벌어지는 한국과 프랑스의 경기를 전망해달라고 했다.

‘프랑스는 강하다. 프랑스가 이긴다.’-일본, 가나, 브라질, 스웨덴, 이란, 프랑스

‘한국와 프랑스의 경기에서 누가 승자가 될 것 같은가?’라는 질문에, 프랑스의 승리를 확신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지단과 마켈렐레 등 주전 선수들의 노쇠화에도 불구하고 프랑스는 여전히 강팀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또, 세계적인 스트라이커인 앙리와 그에 견줄만한 트레제게가 건재하고, 마켈렐레와 비에이라가 버티는 중원의 힘이 한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프랑스의 첫 경기였던 스위스전에서의 무승부가 선수들의 분발을 불러 와,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펼칠 것이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라이프치히에서 열리는 한국과 프랑스전의 티켓을 구해 경기를 보러 간다는 일본의 사키(19)양은 “한국이 강하긴 하지만, 지단이 버티는 프랑스가 승리할 것이다. 이천수가 슈팅이 좋고 안정환도 잘하지만, 프랑스가 이길 것이다.”라고 대답했다. 또, 경기장에서 어느 나라를 응원할 것인가라는 질문엔 “미안하지만, 프랑스를 응원할 것이다. 지단을 너무 좋아한다.”라고 답하기도 했다."



가나에서 왔다는 다우다(35)씨는 자국이 체코와 경기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성실하게 인터뷰에 응해주었다. 다우다씨는 “아마도 프랑스가 더 좋은 경기를 펼칠 것이다. 하지만, 2002년에 프랑스가 세네갈에 졌듯이, 축구는 경기가 끝나봐야 안다. 한국이 승리하기 위해서는 조금씩 찾아오는 득점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라고 심각하게 얘기했다.

또, 그는 “한국 선수들은 빠르고 강한 정신력을 가졌다. 그런 장점들을 살리기 위해서는 경기장에서 얼마만큼 승리에 대한 의욕을 키우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최종 스코어는 2-1로 프랑스가 이길 것이지만, 마지막 스위스전에서는 한국이 승리할 것이다.”라는 덕담도 잊지 않았다.


광장 입구에서 만난 프랑스인 베르니모(21)씨는 “지단이 두 골, 트레제게가 한 골, 마켈렐레가 한 골을 넣어 프랑스가 4-0으로 이길 것이다.” 라고 당당하게 말했다. 베르니모씨는 이어서 “한국의 박지성을 잘 안다. 맨체스터에서 뛰는 그는 정말 대단한 선수. 드리블이 인상적이다. 또, 토고와의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이천수와 안정환도 프랑스가 경계해야 할 선수.”라고 꼽았다.

그밖에 브라질의 지닝요(46)씨도 “프랑스가 근소한 차이로 이길 것이다.”라며 2-1이란 스코어를 예상했고, 이란의 바바크(20)씨도 “지단을 중심으로 한 프랑스의 미드필더진이 좋다. 한국은 힘든 경기를 해야 할 것이다.”라고 말해 프랑스의 승리를 예상했다.

‘2002년을 잊었는가? 한국이 승리한다’-독일, 이탈리아, 아르헨티나, 포르투갈

프랑스의 승리를 예상하는 팬들이 6:4 정도로 많았지만, 한국의 승리를 장담하는 팬들도 적지 않았다.

독일에 사는 열혈 축구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리드겔(33)씨는 “한국이 2-1 내지는 3-2 정도의 승리를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왜냐하면, 한국은 체력이 좋은 팀인데 프랑스의 가장 큰 약점이 체력이기 때문이다. 치열한 공방전 속에 한국이 한 골 차이로 승리할 것이다.”라는 진단을 내놓았다.



이탈리아에서 날아온 토치아나(27)씨는 “한국 선수들은 응원에 큰 힘을 얻는 것 같다. 지난 2002년을 잊었는가? 이번에도 많은 응원단이 온다면 프랑스는 충분히 꺾을 수 있다. 한국의 힘은 놀라운 곳에서 나온다.”라고 말했다.

또 그녀는 “하지만, 이번 경기는 유럽인 독일에서 열리기 때문에 프랑스 팬들도 많이 올 것이다. 한국팬들이 얼마나 열심히 응원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한국팀의 선전을 위해 열심히 응원할 것을 주문했다.

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으로 자국의 승리(이란전 2-0 승리)를 확인하고 기분 좋게 걸어오던 포르투갈의 리사(17)와 리베카(18)씨는 한국의 경기를 예상해 달라는 질문에 자국 대표팀의 승리를 치하하기에 바빴지만, 한국의 승리를 예상해 주었다.


하지만 리사씨는 “축구는 잘 모른다. 하지만, 그 질문을 받는 순간 한국이 이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느낌이 매우 좋은데 믿어도 좋다. 3-2 정도면 재미있고 기쁜 승리가 되지 않겠나?”라며 다소 엉뚱한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아르헨티나의 리후겔(52)씨는 “1986년 멕시코 월드컵 당시의 한국 대표팀을 기억한다. 무척 끈기가 있고, 강한 팀이었다. 그들은 결코 포기하지 않았다. 2002년 당시에도 한국은 분명히 강팀이었다. 물론 지금도 그럴 것이라 믿는다. 2-0으로 한국이 이길 것이다.” 라며 한국의 승리를 기원해 주었다.

'어느 쪽도 승리를 기대하긴 힘들다. 비긴다’-스웨덴, 미국, 우크라이나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프랑스가 앞서지만, 단기전의 특성과 한국의 잠재력을 봤을 때 무승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많이 나왔다. 대부분, 한국의 예측할 수 없는 경기력을 높게 평가하고 있었다.

스웨덴에서 왔다는 토마스 니그렌손(30)씨는 경기를 예상해달라는 질문에 “2-2 정도로 비길 것이다. 프랑스는 유럽에서도 아주 강한 팀이다. 만만히 봐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한국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라며 무승부를 예상했다. 또, 그는“만약 한국이 이기기를 바란다면 공격을 무서워해 수비적으로 나가기보단, 더 공격을 강화해 프랑스를 당황케 해야 할 것.”이라고 해법까지 제시했다.

미국을 응원하기 위해 온 윌리암스(41)씨는 “두 팀 모두 훌륭한 팀이다. 승부를 가리기 힘들어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프랑스는 강팀이라는 반문에 “8년 전엔 그랬다.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 조직력이 엉망인 팀이다.”라고 말하며 프랑스의 전력을 혹독하게 평가했다.

윌리암스씨는 이어서 “지난 토고와의 경기를 봤다. 사실 그 경기에서 한국은 부진했다. 그런 부진이 이어진다면 이길 생각은 버리는 것이 좋다. 더 과감해져야 한다. 그리고 공격의 기회를 더 많이 득점과 연결하는 방법도 알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 왔다는 알렉스(25)씨는 축구 경기를 하다 부러진 다리에 깁스를 하고 독일을 찾았다고 했다. 월드컵을 꼭 보고 싶었다는 그는, “한국은 좋은 감독 아래 훈련이 잘되어있는 팀이고, 프랑스는 전통의 강호다. 쉽게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다. 1-1이나 2-2 정도의 무승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많은 팬과 이야기를 진행하면서 느낀 점은 그들은 한국을 아직도 꽤 강팀으로 생각하고 있고, 몇몇 축구팬들은 한국의 장점과 단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이는 우리 대표팀이 지난 2002년 월드컵을 계기로 꽤 많이 알려졌음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했다.

16강 진출의 가장 중요한 길목인 프랑스전. 2년 연속 본선 2라운드 진출이라는 금자탑을 쌓기 위해 꼭 넘어야 할 산인 프랑스와의 경기에서, 물러서지 않고 과감한 도전 정신으로 밤잠을 설치며 응원할 국민에게 통쾌한 승리를 선물해주길 기대해본다.



손병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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