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가 격동의 현장으로 변했다. 이젠 레알 마드리드의 강세를 허락하지 않는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강자로의 변모와 함께 '마드리드 더비' 역시 쉽게 그 승부를 예측하기 힘들게 됐다.
아틀레티코가 마드리드 더비에서의 설움을 날렸다. 18일(한국시간) 스페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2012/2013 스페인 코파 델 레이(국왕컵) 결승전'에서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레알을 걲고 국왕컵 왕좌에 올랐다.
우승으로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렸다. 통산 10번째 국왕컵 우승이자, 1996년 우승 이후 17년만에 맛보는 감격의 순간이었다. 또한 그동안 레알을 상대로 약했던 징크스도 탈피했다. 지난 1999년이후 마드리드 더비에서 단 한번도 승리하지 못했던 아틀레티코는 14년만에 라이벌을 무찌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로써 아틀레티코는 이번 시즌 괄목할 만한 성과를 얻었다. 리그 3위 확정과 함께 국왕컵 우승으로 만족스럽게 시즌을 마무리할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아틀레티코는 잊혀져 가던 명문이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통산 9번의 우승과 스페인 축구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영향력으로 발자취를 남겼다.
하지만 1999년이후 성적부진과 심각한 재정난 속에 서서히 명문으로서의 지위를 잃어만 갔다. 그러던 2008/2009시즌 반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리그 4위에 오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2009/2010시즌과 2011/2012시즌엔 유로파리그 우승을 차지해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난관들도 있었다.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와 디에고 포를란(인테르나시오날) 등 주축 멤버들의 이적으로 전력 누수를 겪어야만 했다. 재정난 탓에 주요 선수들의 이적을 막을 힘도 아틀레티코에겐 없었다. 선수단 개편이 불가피했다. 결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변화를 시도했다.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아래 새출발을 선언해 2시즌만에 급성장을 이뤄냈다.
그 중심엔 라다멜 팔카오를 빼놓을 수 없다. FC포르투에서 이적해 온 팔카오는 지난해 첫 시즌에 이어 이번 시즌 팀의 주포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이번 시즌 40경기 34골을 터트리며 인간계 최강 공격수란 미명까지 얻었다. 국왕컵 결승전에서도 존재감은 빛났다. 0-1로 끌려가던 전반 35분 빠른 드리블에 이은, 과감한 패스로 디에고 코스타의 골을 도왔다. 이후에도 위협적인 몸놀림과 침투로 레알 수비진의 혼을 빼놓기도 했다.
팔카로을 비롯해 디에고 코스타, 마리오 수아레스, 가비 등 알짜배기 공격진이 위력을 발휘하며 아틀레티코는 감격의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시즌 일취월장한 아틀레티코가 과연 다음 시즌엔 어떤 드라마를 연출할 지 주목된다.
[사진=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우승 (C) 아스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