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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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정수성의 꾸준함이 빛나는 이유

기사입력 2013.05.14 00:02 / 기사수정 2013.05.14 00:28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경기 시작 네 시간 전, 아직은 조용한 목동구장 그라운드에서 넥센 히어로즈의 외야수 정수성은 묵묵히 러닝과 배팅 훈련에 집중하고 있었다.

어느덧 프로 17년차에 접어든 정수성은 올 시즌 팀에서 대타와 대수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올 시즌(13일 기준) 22경기에 나서 타율 1할(10타수 1안타) 5득점 1볼넷 1도루를 기록했다. 안타와 도루로 팀 득점의 활로를 뚫었고, 간발의 차로 도루에 실패하기도 했다.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는 백업, 정수성이 끊임없이 훈련하며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도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최상의 몸 상태로 출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정수성은 "누구나 똑같이 하는 건데요 뭐"라고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하지만 한 번의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역할을 해내야 하는 백업 선수들에게 경기를 준비하는 매일 매일의 긴장감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는 "경기에 안 나가다가 나가서 잘 한다는 게 사실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제 몫을 다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마음처럼 잘 되지 않기 때문에 더 많은 준비를 하는 거죠"라고 훈련의 이유를 설명했다.

시즌 전부터 백업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선수들 각자마다의 역할을 지정했던 염경엽 감독은 "백업을 강조해왔는데 유기적으로 돌아간다는 느낌을 받는다"며 "주전 2-3명이 빠졌다고 해서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그만큼 주전을 뒷받침할 백업 자원이 탄탄하다는 얘기다. 실제로 정수성을 비롯해 송지만, 오윤 등 베테랑들의 존재가 이를 증명한다.

주전으로 뛰지 못하는 아쉬움도 물론 있다. '실전감각'이 제일 중요한 운동선수기에 특히 더 그렇다. 한 번 경기에 나가서 잘 뛰고, 잘 치고, 잘 수비해야 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더 어려운 일이다. 아쉬움이 생길 때마다 그는 그라운드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는 팀 후배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는다.

"야구를 오래 해왔지만 요즘 후배들을 보고 있으면 정말 잘 하니까, 제가 배울 게 더 많은 것 같아요. 지금 후배들을 보면 예전 선배들 이상으로 잘 해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을 받죠. 올해는 정말 '뭔가 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요."

실제로 정수성은 후배들이 활약할 때마다 더그아웃에서 먼저 나와 격려하기를 주저하지 않는다. 이런 선배의 모습은 후배들에게 힘을 주고 더그아웃의 분위기도 살린다. 염 감독이 "정수성, 송지만처럼 베테랑 선수가 팀을 위해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팀 분위기도 좋아지는 것이다"라고 말한 것과 일치하는 부분이다.

정수성은 "나는 운이 좋은 편인 것 같다"고 말했다. 다른 팀에 있었다면 벌써 야구를 그만 뒀을 수도 있을 것이라며 팀에 대한 애정도 함께 드러냈다.

'운'이라는 단어로 표현했지만, 17년 동안 한 자리에서 꾸준히 자신을 가다듬는 노력이 없었다면 지금의 그는 없었을 것이다. 승승장구하는 넥센에서 꾸준히 제 몫을 다 하기 위해 매 순간 묵묵히 준비하는 정수성의 존재감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이유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정수성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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