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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VO컵 논평 - KT&G 아리엘스의 부족한 2% 2.

기사입력 2007.10.11 22:57 / 기사수정 2007.10.11 22:57

조영준 기자

  
(사진 - KT&G 아리엘스의 미들블로커 김세영)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7일 막을 내린 2007 KOVO컵 마산대회 여자부에서는 정대영과 이숙자가 가세한 인천 GS 칼텍스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반면 준우승을 차지한 대전 KT&G 아리엘스는 초반 돌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GS 칼텍스에게 무릎을 꿇고 말았다. 2006~2007 V리그에서 최하위를 차지한 KT&G의 전력 상승은 이번 KOVO컵 여자부 경기에서 단연 돋보이는 화제였다. 그러나 찬사도 많았던 반면, 그만큼 보완해야 될 부분도 드러났음이 판명되었다.

우선적으로 제일 눈에 들어오는 부분은 지난 2006'~2007' V-리그에서 지적됐던 극심한 공격 가뭄이 해결되었다는 데에 있다. KOVO컵을 통해 새롭게 선보인 외국인선수 들 중 KT&G의 페르난다 베티 알베스(브라질)의 파워풀한 강타는 인상적이었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포인트를 올려줄 공격수 가뭄에 시달렸던 KT&G는 마침내 주포를 영입했으며 라이트 한은지는 지난해에 비해 한단계 성장한 모습을 보여주며 양쪽 날개의 파괴력이 수직상승했다.

또한, 주전세터였던 이효희가 흥국생명으로 옮겨간 빈 자리에, 오랜 기간동안 국가대표 주전세터로 뛰었던 김사니가 도로공사에서 이적해 옴에 따라 김사니가 지닌 특유의 빠른 토스웍를 이용해 공격력을 배가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였다. 그리고 2004 아테네 올림픽 예선부터 김사니와 국가대표를 통해 손발을 맞춰온 센터 김세영의 중앙공격에 파괴력이 더해진 것. 이것이 KT&G의 공격력이 상승한 요인이다.

중앙과 양쪽 날개에서 뚜렷한 공격 해결점을 찾지 못했던 V-리그에 비해 다채로운 공격라인이 생긴 것이 KT&G의 전력이 탄탄해 질 수 있었던 이유이다. 반면, 이러한 공격의 위력을 더욱 배가시키려면 기본적으로 전제되어야할 요소가 있다.

바로 리시브와 수비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 가징 기본적인 리시브가 제대로 되어 안정된 토스로 넘어갈 때 비로소 다양한 패턴의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번 KOVO컵에서 나타난 경기를 가지고 예를 들어보자.

개막전인 GS와의 경기, 그리고 마지막 결승에서 GS와 맞붙은 경기를 분석해보면 현재 KT&G의 근본적인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다. 두 경기 다 세트스코어 3:0으로 일방적이었다. 그러나 개막전의 승자는 KT&G였던 반면 마지막 결승전의 최종 우승팀은 GS 칼텍스였다.

전력 탐색의 성격이 강한 개막전에 비해 결승전은 이미 전력의 분석을 마친 상태에서 경기에 임한 것이 두 경기의 차이다. 주전멤버 대부분이 아시아선수권 출전으로 인해 대표팀에서 막 돌아와 손발을 제대로 맞출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지 못한 채 경기에 임한 GS 칼텍스를 한층 다양해진 공격력과 끈끈해진 팀웍으로 시종일관 몰아붙인 KT&G는 개막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러나 현대건설에서 정대영, 이숙자를 영입하며 주전 라인업을 대표팀 급으로 구성한 GS 칼텍스는 경기를 진행하면서 조금씩 손발이 맞아가고 있었다. 반면에 팀이 새로운 모습으로 개편된 KT&G는 시간이 갈수록 전력이 서서히 베일에서 벗겨지고 있었다. 타 팀들의 전력 분석으로 인해 드러난 KT&G의 실체는 오색 찬연한 무지개가 아니었다. 아직도 영글려면 시간이 필요한 '될 성 부른 떡잎'에 지나지 않았다.

레이첼 밴 미터(캐나다, 도로공사)를 제외한 새롭게 선보인 외국인선수들 중, 가장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준 페르난다. 공격의 파워는 좋았으나 190cm에 달하는 신장에 비해 타점이 그리 높지 않았다.

또한, 때리는 각이 거의 일정해 공이 자주 오는 골목을 차단하고 후위에서 대비하는 수비를 한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 공격의 파워에 비해 기교와 각이 단조로웠다는 것이 문제다.

또한, 장기간 국가대표 주전 세터로 자리매김하다가 처음으로 아시아선수권에서 이숙자와 한수지에게 자리를 내준 김사니의 경우(부상도 있긴 했다.)를 들어보자. 절치부심한 듯 열심히 노력한 흔적을 보여주며 전성기를 떠올리게 했다. 그러나 세터 스스로가 아무리 좋은 토스를 올리려고 해도  1차적인 서브리시브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기량을 100% 발휘하기 힘들다.

프로원년인 2004'~2005' V-리그에서 KT&G가 우승할 수 있었던 원인은 빼어난 수비실력을 갖춘 공격수 최광희의 분전에 이수정, 박경낭 등이 수비에서 단단히 한몫을 해준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그러나 이번 KOVO컵에서 리베로로 뛴 이현정의 모습은 여러모로 불안감을 노출했다. 그리고 레프트 보공인 홍미선과 임명옥도 만족할만한 리시브와 수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KT&G의 약점은 경기가 진행되면서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결승전에서 GS는 이러한 약점을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듯 한층 강화된 서브로 KT&G의 수비를 흔들어 놓았다. 거기에 GS는 개막전에 비해 세터 이숙자와 공격수들의 호흡이 척척 맞아들어가 더욱 다채로운 플레이를 펼치며 승리를 이끌어냈다.

초반에 위력적인 득점력을 보여준 페르난다의 공격은 번번이 GS 칼텍스의 블로킹과 수비에 걸렸다. 거기에 리베로를 비롯한 다른 선수들의 리시브와 수비가 흔들렸으니 일방적으로 패한 것은 당연한 결과.

그러나 KT&G는 지난 2006~2007시즌의 모습에 비해 발전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그리고 앞으로 남은 기간에 리시브와 수비력을 보완하는 여부에 따라 전력이 급상승할 수 있는 잠재력도 지니고 있다.

또한, 눈여겨볼 사항은 '여고생 국가대표' 2년간 이름을 올린 배유나(수원 한일전산여고)가 새로운 팀이 창단되지 않는 한 KT&G의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배유나가 가세한다면 분명히 팀의 전력은 상승세로 이어질 것이다.

배유나는 한국 여자 배구선수로는 드물게 라이트와 레프트를 번갈아가며 공격할 수 있는 재능을 지녔다. 그리고 빠른 발을 이용한 플레이는 KT&G, 그리고 여자 배구 대표팀에도 더욱 빠른 공격력으로 숨통을 틔울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발전 가능성이 큰 배유나 또한 아직까지 수비에서는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배유나의 영입은 분명 팀 전력에 큰 보탬이 될 수 있겠지만 KT&G가 지니고 있는 '수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는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 남은 기간 동안 수비 조직력 강화에 힘쓴다면 2007'~2008' V-리그에서 기대치에 걸맞은 성적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KT&G의 전력은 지난 V-리그때에 비하면 분명히 업그레이드되었다. KOVO 컵 준우승을 이룰 수 있었던 비결. 그러나 균형적인 조직력을 완성하기 위해선 '수비와 리시브의 보완'은 꼭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KT&G가 찾은 또 하나의 희망이 있다면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갖춘 중앙센터로 평가받은 김세영의 발전이다. 지난 9월 9일에 끝난 아시아선수권에서 여자대표팀이 지적받은 사항 가운데 하나가 국제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센터의 부재였다.

현재 한국 여자배구가 가장 필요로 하는 포지션은 세터와 리베로 쪽에 있다. 그러나 위력적인 미들블로커의 존재 또한 필수적이다. 김세영은 아직도 느린 발걸음과 연타 위주의 자신 없는 공격을 보이고 있으나 그래도 지난 2006'~2007' 시즌에 비해 자신감 있고 한층 나아진 플레이를 보이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 향상이 KT&G의 전력상승으로 거듭나기를 기대해 본다.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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