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 여준구 기자] 같은 승점으로 나란히 1, 2위를 달리고 있는 흥국생명과 도로공사의 맞대결 1경기만 남겨둔 채 6라운드 경기도 모두 끝이 났다. 지난 26일 경기에서 현대건설이 3연패의 늪에 빠지고, KT&G 가 선두 흥국생명을 풀세트 접전 끝에 잡아내면서 여자배구의 치열한 순위 다툼은 3강의 자리싸움으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4위 현대건설의 PO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태지만, 시즌 내내 들쑥날쑥한 전력을 보여준데다 각 팀의 집중력이 최대치로 올라갈 마지막 라운드만 남은 지라 3강 구도를 깨뜨리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반면 상위 세 팀의 순위 싸움은 더욱 가열될 조짐인데, 세 팀 모두 상대를 승점 1점차라는 가시권 내에 두고 있는데다 상대와의 맞대결이 7라운드 막판에 몰려있어 챔프전 직행 티켓과 홈 어드밴티지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은 마지막 경기까지 뜨겁게 펼쳐질 것이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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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시작하게 될 KT&G 는 전승을 할 경우 충분히 챔프전 직행이 가능하다. 그러나 점수득실률에서 다른 두 팀에 크게 밀리는 탓에 자칫 연패라도 할 경우 PO 진출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 있고, 상대 전적에서 도로공사에 압도적 열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 승점을 챙기는 것이 일단 중요해 보인다. 문제는 빈약한 공격력을 어떻게 끌어올릴 수 있나 하는 점이다.
수비와 조직력을 강조하며 안정적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팀답게 범실이 가장 적고, 강력한 센터 라인을 중심으로 블로킹 1위를 달리고 있지만 공격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경기를 쉽게 풀어나가지 못한다. 특히 오픈, C속공, 후위공격에서 모두 최하위일 정도로 날개 공격수들의 파괴력이 부족하며, 그나마 가장 좋은 공격력을 보였던 임효숙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물론 수비도 중요하지만 결국 공격을 통해 득점과 연결이 되어야 빛을 발할 수 있다. 최장신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공격에서는 높이 활용이 잘 되지 않고 있는 센터 김세영이 해결사 역할을 맡아 얼마만큼 분발해 주느냐가 관건이며, 장신 레프트인 홍미선의 활용도를 높이는 방안도 필요하다.
승점차 없이 점수득실률에서 뒤져 2위인 도로공사의 경우 6라운드 마지막 경기인 흥국생명과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둬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한 약점을 찾아보기 힘든 안정적인 전력의 팀인데다, 다른 두 팀과의 상대 전적에서 앞서 있고, 성공적으로 복귀한다면 큰 힘이 되어줄 박미경이라는 플러스 요인을 안고 있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줄 만하다.
변수는 주포 임유진의 부상이라는 악재를 어떻게 극복해 내느냐 하는 점이다. 가장 많은 득점을 올려주고 있을 뿐 아니라 경기의 향방을 좌우할 수 있는 2점 백어택을 전담하고 있는 선수라는 점에서 임유진의 공백은 너무나도 뼈아프다. 어느 시점에서 경기에 모습을 드러낼 것인가, 투입되었을 때 변함 없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문제가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향한 행보에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당분간 임유진의 자리를 대체할 것으로 보이는 단신 레프트 오현미의 활약 여부, 이번 시즌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한송이가 주공격수의 중책을 잘 수행할 수 있는가 하는 부분도 관심의 대상이다.
현재 1위인 흥국생명 역시 일단 도로공사와의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 선두 자리를 지킨 채 마지막 라운드에 돌입한다는 의미가 있을 뿐 아니라, 승점이 같을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하게 되는 점수득실률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만큼 일단 승점에서 앞서게 되면 남은 경기들을 풀어나가기가 수월하다. 여자배구 최강의 좌우 쌍포인 김연경, 황연주의 위력은 꾸준히 유지되고 있고, 언제든 상대를 뒤흔들어 놓을 수 있는 서브라는 강력한 무기도 존재하며, 취약점이었던 블로킹도 점점 좋아지는 느낌이다.
변수라면 갑작스럽게 이루어진 감독 교체를 들 수 있겠는데, 이 부분도 오히려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김철용 감독 부임 이후 치룬 2경기에서 감독 교체에 따른 후유증은 크게 나타나지 않았고, 특별한 상승 효과가 느껴지지도 않았지만 이는 시간이 지나면서 드러날 확률이 높다. 선두 자리를 유지한 채 마지막 라운드에 들어서고, 김연경의 위력이 끝까지 유지만 된다면 시즌 내내 지켜 온 1위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현재로선 가장 높아 보인다.
하위권 팀들인 현대건설과 GS 칼텍스가 어떤 경기를 보여주는가 하는 중요한 변수도 남아 있다. 아직 PO 진출을 포기하지 않고 있을 현대건설이 독기를 품고 마지막 라운드에 임할 것은 뻔한 일이고, 5라운드부터 매서운 고춧가루 부대로 자리매김한 GS 칼텍스와의 경기도 결코 녹록치 않을 것이다.
모든 팀들에게 한 경기, 한 경기가 매우 중요한 만큼 7라운드 경기들은 매 경기 불꽃 튀는 접전이 될 가능성이 높고, 그렇기에 승부를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려우며, 마지막에 웃는 팀이 어떤 팀이 될 것인지 귀추가 매우 주목된다. 정규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팬들이 긴장감 속에 지켜볼 수 있는 명승부들이 계속해서 연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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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