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투수들은 야수들이 겪는 어려움들을 이해해서 사사구를 줄여야 한다."
넥센 히어로즈의 염경엽 감독은 5일 목동 KIA전 이후 투수들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이날은 KIA 타이거즈와 넥센 히어로즈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가 열렸다. 넥센은 투수진이 무려 13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KIA에 9-13으로 패했다.
선발 브랜든 나이트는 3⅓이닝동안 7피안타 1탈삼진 7볼넷(2사구) 8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첫 패를 기록했다. 나이트에 이어 등판한 이정훈, 마정길, 송신영, 이보근도 6개의 볼넷을 내주며 어려운 경기를 자초했다. 연타석 3점포로 고비 때마다 역전과 추격을 이어가며 맹타를 휘두른 박병호의 홈런행진도 사사구 남발 앞에서는 빛이 바랬다.
시즌 초반부터 돌풍을 이어가고 있는 넥센은 지난 2일 삼성라이온즈와의 주중 3연전을 싹쓸이하며 지난해 5일 25일 이후 342일만에 단독 1위에 오르는 기쁨을 누렸다. 투수들은 위기 상황에서도 제 몫을 다 해냈고, 타자들 역시 짜임새 있는 수비와 응집력을 바탕으로 고비 때마다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해내며 승리를 이끌었다.
하지만 이날 넥센 투수들은 13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자멸했다. 넥센은 지난해 9월 16일 목동 한화전에서도 13개의 사사구를 내주며 2-8로 패한 바 있다. 그 날처럼 이날 전광판에도 사사구 13개를 의미하는 D가 찍혔다. 이날 경기로 넥센이 허용한 볼넷 수는 124개가 됐다. 최하위 한화가 기록하고 있는 114개보다도 10개나 많은 수치다.
염 감독은 "투수들이 13개의 사사구를 남발했는데, 이렇게 경기를 하면 가장 힘든 것이 수비를 하고 있는 야수들이다"라고 말했다. 팀 플레이에 있어 집중력이 부족했던 투수들의 실책을 아쉬워하는 대목이다. 염 감독은 선수들에게 당장의 순위와 1승에 따른 일희일비보다는, 한 경기 한 경기에 짜임새 있고 집중력 있게 임할 것을 매번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의 13사사구는 체력 저하와 부상으로 고전했던 시즌 후반에 있었던 일이라고 애써 넘긴다 해도, 시즌 초반부터 나온 올해의 13사사구는 넥센의 최대 약점으로 꼽혀온 수비의 불안함을 한 순간에 여실히 드러낸 것이기에 결코 소홀히 여길 수 없는 부분이다.
넥센은 여전히 6할대의 승률을 유지하며 2연패 뒤에도 2위에 안착해 있다. 진짜 강팀이 되기 위해 안정적인 수비력은 필수요소다. 염 감독의 뼈있는 쓴소리가 더욱 묵직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사진 = 염경엽 감독 ⓒ 넥센 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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