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현정] '친절한 톰아저씨'의 위력은 이번에도 대단했다. 새 영화 '오블리비언'이 개봉 첫 주 48개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것. '역시 톰 크루즈!'라는 말이 절로 나올 법하다. 필자는 톰 크루즈에 대해서 별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인지 그가 왜 그렇게 인기가 많은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가 50대 나이에 대역 없이 액션영화를 찍는다는 사실을 얼마 전 알게 됐다. 그 이유 하나만으로도 그의 인기에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톰 크루즈의 이혼, 종교 강요 탓?
할리우드 톱 배우인 톰 크루즈에게도 사랑만큼은 쉽지 않았나 보다. 그는 미미 로저스, 니콜 키드먼에 이어 케이티 홈즈와도 이혼했다. 세 번째 이혼기사로 떠들썩했는데 벌써 1년이 되어간다. 이혼은 했어도 딸 수리에 대한 사랑만큼은 여느 아빠와 다를 바 없다. 얼마 전 딸의 7살 생일에 80억 원에 달하는 전용기를 선물해 화제가 된 적도 있다.
톰 크루즈의 이혼사유에 대해 이런저런 추측이 있지만 가장 유력한 원인으로 '종교갈등'을 든다. 알려진 대로 톰 크루즈는 '사이언톨로지'라는 신흥종교 신자다. 이 종교 때문에 케이티 홈즈와 갈등이 불거졌다고 한다. 이혼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은 톰 크루즈가 딸 수리에게도 사이언톨로지를 믿을 것을 강요했고 이를 케이티 홈즈가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 결국, 이혼했다는 후문이다.
종교갈등도 정도에 따라 다른 법
'기타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을 때' 재판상 이혼을 청구할 수 있다. 종교문제도 마찬가지다. 부부간 종교가 다르고 약간의 의견차이가 있는 정도로는 이혼사유가 안되지만 결혼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라면 이혼청구가 가능하다.
법원은 아내가 1주일에 3회가량 모두 5시간 정도 교회에 나가 예배를 본 것에 대해 이혼사유가 안된다고 판결했다. 오히려 이 판례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신앙의 포기를 요구하고 신앙생활과 가정생활 중 양자택일할 것을 강요한 것을 혼인파탄의 사유로 봤다.
과도한 신앙생활은 이혼사유!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남편 A는 아내 B가 믿는 여호와의 증인교에 대해서 편견을 갖고 교회활동은 물론 성경공부도 못마땅하게 여겼다. 아내는 아랑곳하지 않고 가정생활보다는 신앙생활에 집중했고 이를 나무라는 시어머니와 서로 머리채를 잡고 싸우기에 이르렀다. 그 후 아내는 자녀를 두고 가출해 계속 신앙생활만 했고 법원은 혼인생활의 파탄원인이 아내에게 있다고 판결했다.
판례는 신앙의 자유에도 한계가 있음을 명확히 했다. 즉, 신앙의 자유는 부부라고 하더라도 이를 침해할 수 없는 것이지만 부부 사이에는 서로 협력하여 원만한 부부생활을 유지하여야 할 의무가 있다는 것.
아내 C는 여호와의 증인교 신자로서 교리에 따른다는 이유로 시부모의 생일에 참석하기를 거부했다. 아이들에게도 국기에 대한 경례나 수혈을 하지 말도록 교육시켰고 급기야 아이들의 수혈거부증까지 만들어서 남편 D와 크게 다퉜다. 또한 아내는 종교집회에 참가한다고 집을 나가 5일간 들어오지 않았고 남편은 아이들 돌보느라 출근할 수 없었다. 결국 아내는 아이들에게 “엄마는 멀리 여행 간다, 미안하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기고 집을 나가버렸다. 법원은 이 사례에서 아내에게 혼인파탄의 주된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종교의 자유도 '무한자유'일 수 없다
톰 크루즈의 경우뿐 아니라 주변에서도 종교갈등을 겪는 부부를 자주 볼 수 있다. 상대방에게 같은 종교를 가질 것을 강요하거나, 혼자 믿더라도 과도한 신앙생활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종교 '덕'에 더 행복해지기는커녕 종교 '때문'에 가정이 깨지니 참 안타까운 일이다. 개인의 종교의 자유가 헌법상 권리라 해도 그것이 사랑하는 내 가족의 행복할 권리를 침해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글] 김남주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