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7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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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 견제와 외압 뚫은 통쾌한 역전드라마

기사입력 2006.02.26 15:24 / 기사수정 2006.02.26 15:24

윤욱재 기자

쇼트트랙 스피드스케이팅(이하 쇼트트랙) 한국 대표팀이 26일(한국시간) 남자 5,000m 계주 경기를 금메달로 피날레하면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의 모든 경기를 마무리했다.

'쇼트트랙 강국'인 한국 대표팀이 메달을 획득하는 것은 지극히 '익숙한' 일이 되었지만 이번 올림픽에선 어떤 외압에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 최강 전력을 과시하며 남다른 성과를 거두었다.

역대 최고 성적, 효자종목 과시

금 6, 은 3, 동 1.

도합 10개의 메달을 따낸 쇼트트랙은 역대 최다 메달을 기록하면서 동계올림픽 최고의 효자종목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였고 갈수록 탄탄해지는 전력과 작전은 향후에도 최강으로 군림할 태세를 갖췄음을 보여주었다.

한국 대표팀의 스타일은 '대역전 드라마'를 노리는 '호시탐탐'형. 초반에 무리하지 않으며 레이스를 돌다가 승부 막판에 바깥쪽 또는 안쪽 코스를 파고 돌아 선두로 치고 나가는 작전은 한국 대표팀의 전매특허다.

이러한 한국의 색깔을 살려 이번 올림픽에서도 1,000m와 1,500m 부문, 그리고 계주 부문에서 강세를 보였다. 역전만 할 수 있다면 초반 레이스에 무리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지구력이 최대 강점인 한국 대표팀으로선 가장 위력적인 경기 운영을 펼칠 수 있는 것이다. 

반면에 초반부터 자리 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는 500m 부문은 체격적 조건에서 밀려 자리 잡기가 쉽지 않아 열세를 보이기 마련. 그러나 이러한 상황에서도 안현수가 동메달을 따낸 것은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안현수 · 진선유 '최고의 스타'

한국 쇼트트랙의 양대산맥으로 떠오른 안현수와 진선유는 이번 올림픽 대회 최고의 스타로 꼽을 수 있다. 안현수와 진선유는 한국 선수론 최초로 올림픽 3관왕에 등극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안현수는 인코스, 아웃코스 모두 자유자재로 이용하며 레이스 막판을 뒤집는 '승부사' 기질을 보이면서 세계랭킹 1위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진선유는 바깥쪽 코스를 주요 코스로 활용, 한번에 치고 나가 후속 주자의 재역전을 막는 거침없는 레이스가 주특기. 약관 18세의 나이에 세계 탑클래스의 기량을 자랑했다.

'대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된 이 둘은 새벽잠을 설치며 TV 앞을 지켜봤던 국민들의 응어리를 한꺼번에 풀어준 것은 물론, 통쾌한 역전으로 한국인 특유의 지구력을 보여주며 가장 큰 무대에서 단연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줬다.

엄격한 심판 판정을 뚫다

쇼트트랙의 최강자인 한국 대표팀에 대한 질투심은 실로 엄청난 수준이다.

한국 대표팀의 독주를 억제하기 위해 조그만 실수도 물고 늘어잡을만큼 한국 대표팀에 대한 심판진의 판정은 엄격하다.

이번 올림픽에서 그 질투심이 얼마나 대단한지 확실히 확인할 수 있었다. 여자 1,500m 부문 결승에서 동메달을 눈 앞에 두었지만 실격을 당한 변천사나 여자 1,000m 부문 결승에서 3위로 골인했지만 역시 실격 판정을 받은 최은경 모두 엄격한 판정에 의해 메달을 잃어버린 대표적인 케이스다.

하지만 한국 대표팀은 이런 안타까운 순간을 딛고 더욱 강력한 엔진을 장착, 처음부터 끝까지 틈 하나 보이지 않는 완벽한 경기를 펼치며 역대 최고 성적을 거두는 개가를 올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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