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1.27 22:05 / 기사수정 2006.01.27 22:05
이런 무명의 바그다티스가 결승에 진출한 것은 결코 행운이 아니었다. 그는 준결승에 오르기까지 8강전에서 이반 류비치치(27. 세계랭킹 8위) 그리고 '광서버' 앤디 로딕(24. 세계랭킹 3위)을 만나며 준결승에 오르는 동안 결코 쉬운 상대가 단 한명도 없었다. 그리고 이번 대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며 스위스 출신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5. 세계랭킹 1위)의 독주를 막을 날반디안과 준결승에서 맞붙게 되었다.
이날 경기의 1세트와 2세트는 날반디안이 완벽하게 흐름을 손에 쥐었다.
초반 두 선수는 긴장이 덜 풀린 모습을 보이며 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팽팽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날반디안이 곧 흐름을 가져왔고 1세트를 6-3으로 손쉽게 따냈다.
날반디안은 2세트 초반에도 경기의 흐름을 자신의 흐름으로 가져왔다.
바그다티스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2개나 쉽게 내주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끈질긴 모습을 보이며 5-5까지 추격했다 그러나 아쉽게 날반디안에게 자신의 게임을 브레이크 당하며 2세트마저 내줬다.
3세트에 접어들어서부터 바그다티스가 다시 힘을 내기 시작했다. 자신의 주 무기인 서브가 살아나며 4-2로 앞서기 시작했고 결국 침착하게 세트를 마무리 하며 3세트를 가져왔다. 이어진 4세트에도 그의 살아난 서브가 힘을 발휘했다.
바그다티스는 3세트에 무려 93%의 첫 서브 성공률을 보였고 4세트에도 88%를 나타내며 경기의 흐름을 가져왔다. 결국 서브의 우위를 앞세워 6-4로 4세트를 가져오며 세트스코어 2-2을 만들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5세트에서 바그다티스는 초반 잠시 급격한 체력저하를 보이며 자신의 서비스 게임을 내주었다. 그러나 게임스코어 2-0 으로 뒤진 상황에서 바그다티스는 상위랭커들을 이긴 강한 정신력을 다시 보여주었다. 바그다티스는 상대의 서비스 게임을 브레이크 시키며 다시 분위기를 반전시켰고 팽팽한 시합으로 이어갔다. 결국 마지막 집중력을 발휘한 바그다티스는 6-4로 5세트를 가져오며 결승에 진출하는 이변을 일으켰다.
한편 이날 경기에서는 마지막 세트에서 5-4, 15-15상황에서 갑자기 소나기가 내려 잠시 경기가 30동안 지연되는 등, 드라마 같은 경기 상황이 연출되었다.
바그다티스는 인터뷰에서 "정말 꿈같다. 믿을 수가 없다. 이제 곧 꿈에서 깨어나야 할 것 같다. 정말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 감격스러울 뿐이다" 고 밝힌데 이어 "내 자신이 자랑스럽다. 오랫 동안 훈련해 온 것이 열매를 맺는 것 같아 기쁘다"며 극적인 승리 소감을 말했다. 또 경기에서 뒤지고 있다가 어떻게 그렇게 극적으로 승리할 수 있었느냐는 질문에는, "나도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승자의 미소를 즐기기도.
바그다티스는 27일 벌어지는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와 니콜라스 키퍼(독일. 25위)의 준결승 승자와 29일 이 대회 우승을 놓고 한판 승부를 겨루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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