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문학, 강산 기자] SK 와이번스가 '외인 효과'에 웃는다. 외국인투수 크리스 세든이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과 함께 팀의 2연승을 이끌었다. 그의 120구 투혼은 많은 의미를 남겼다.
세든은 27일 인천 문학구장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전에 선발 등판, 7⅔이닝 동안 6안타를 내줬지만 6개의 탈삼진을 곁들이며 한화 타선을 1실점으로 막아냈다. 1실점도 비자책이었다. 사사구는 단 한 개도 없었다. 2개의 실책을 짊어지고도 흔들리지 않았다. 팀의 4-1 승리를 이끈 세든은 자신의 시즌 2승도 함께 챙겼다. 지난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33(27이닝 7자책)으로 호투하고도 승리 없이 2패만 떠안았던 세든이지만 이날은 달랐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1.82(32⅔이닝 7자책)까지 끌어내린 세든이다.
세든의 투구수 120개 중 스트라이크는 83개. 비율로 환산하면 69.17%, 70%에 가까웠다. 그만큼 안정적인 제구를 바탕으로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이끌어간 세든이다. 최고 구속 142km의 직구에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 던진 것이 효과를 봤다. 우타자 몸쪽으로 휘어 들어가는 직구도 위력적이었다. 28개의 공을 던진 5회를 제외하면 충분히 안정적인 투구였다.
1회는 완벽했다. 선두타자 오선진을 삼진 처리한 뒤 이대수를 유격수 땅볼, 김태완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깔끔하게 첫 이닝을 마쳤다. 2회에는 선두타자 김태균에게 안타를 내준 뒤 정현석의 희생번트, 최진행의 2루수 땅볼로 2사 3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경언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을 막아냈다.
3회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요리한 세든은 4회초 선두타자 이대수에게 안타를 내줬다. 김태완을 1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낸 뒤 보크 판정을 받아 이대수를 2루까지 보냈다. 멈춤 동작이 없었다는 것이 보크 선언 이유였다. 하지만 세든은 흔들리지 않았다. 김태균을 헛스윙 삼진, 정현석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5회가 위기였다. 세든은 5회초 1사 후 1루수 박정권의 포구 실책으로 김경언을 출루시켰다. 곧바로 정범모에게 좌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맞고 2, 3루 위기에 몰렸다. 조금만 더 날아갔다면 홈런이 될 뻔한 타구였다. 후속타자 조정원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위기를 넘기는가 싶었지만 오선진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허용했다. 후속타자 이대수는 8구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가까스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5회에만 28개의 공을 던진 탓에 투구수가 81개까지 불어났다.
6회에는 2사 후 정현석에게 좌전 안타를 내줬지만 최진행을 2루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격차가 4-1로 벌어지자 한층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7회에는 선두타자 김경언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정범모를 6-4-3 병살, 조정원을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마쳤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세든은 1사 후 이대수를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킨 뒤 대타 최승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막아냈다. 120개의 공을 던진 그는 주자 1명을 남겨둔 채 임경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임경완이 후속타자 김태균을 땅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감했고, 9회에는 전유수가 마운드에 올라 1이닝을 잘 막고 승리를 지켜냈다.
세든의 120구 투혼은 SK를 깨웠다. 불펜에 휴식을 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SK는 최근 불펜 운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손톱이 깨지는 부상을 입은 송은범도 5월 중에 복귀가 가능하고, 박희수도 아직 2군에서 2차례 더 던져야 한다. 그만큼 승리조 구성에 어려움이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에이스' 조조 레이예스까지 불펜 피칭을 대신해 실전 등판하겠다는 뜻을 나타냈을 정도.
하지만 전날(26일) 윤희상(8이닝 1실점)에 이어 세든까지 호투를 선보인 덕에 불펜 운용이 한층 수월해졌다. 28일 경기를 끝으로 4일간의 휴식에 들어가는 SK로서는 세든의 120구 투혼이 고맙기만 하다. 승리까지 챙겼으니 이보다 좋을 수 없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크리스 세든 ⓒ SK 와이번스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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