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5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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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의 4번' 외친 이승엽, '히팅포인트를 지켜라!!'

기사입력 2007.12.19 00:01 / 기사수정 2007.12.19 00:01

박현철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현철 기자] 올 시즌 왼손 엄지 부상으로 인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274 30홈런 74타점)을 기록했던 이승엽(31.요미우리 자이언츠, 사진)이 '부동의 4번 타자'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승엽은 지난 17일 도쿄 구단 사무실에서 "올 시즌 부상과 부진으로 인해 2군으로 떨어지는 등 불만족스러운 한 해를 보냈다. 2008'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일본시리즈까지 4번 타자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만큼 좋은 활약을 선보이겠다."라며 자신의 각오를 밝혔다.

그러나 다음 시즌 이승엽은 일본 진출 이후 가장 강력한 경쟁자와 중심타선에서 '부대끼는' 상황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바로 올 시즌 도쿄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주포로 활약한 알렉스 라미레스(33)의 요미우리 이적이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라미레스는 .343의 고타율을 자랑하며 오른손 타자로는 한 시즌 최다안타 기록(204개)를 작성하며 정확성에서 한층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또한, 5년 연속 100타점 이상을 기록하며 리그 타점 왕(122타점) 타이틀을 차지하는 등 엄청난 활약을 펼쳤다.

상황도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3번 타순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34)가 서고 4번에 라미레스, 5번에 이승엽이나 아베 신노스케(29)가 서게 될 경우 좌-우-좌의 '지그재그 중심타선'이 만들어져 상대 투수를 압박하는 데 '표면적으로' 가장 좋은 타순이 된다.

물론, 라미레스는 약점도 가지고 있는 타자다. 바로 일본 내 거포들 중 가장 선구안이 떨어지는 타자 중 한 명이라는 점. 직구를 연속으로 보낸 후 포크볼 등 떨어지는 공이 나오면 헛스윙으로 이어지는 일이 허다했다. 7시즌 통산 210개의 사사구를 얻어내는 동안 삼진을 831개나 당한 '극악의 선구안'을 갖춘 타자다.

단순히 올 시즌 타율과 타점 양산력만으로 보면 라미레스가 이승엽보다 더 좋은 타자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이는 기록에만 의거한 '단순한 선수 평가'가 되고 만다.

이승엽의 경기를 보면 특이한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다른 거포들에 비해 히팅 포인트가 뒤쪽에 형성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이승엽이 좌타자임에도 상대적으로 좌월 홈런이 많다는 점에서 알 수 있다.

라미레스는 직구에는 강하지만 떨어지는 공에 약한, 즉 히팅 포인트가 앞에 있으며 게스 히팅 능력(구질을 예상해 노려치는 능력)은 떨어지는 거포다. 반면, 이승엽은 히팅 포인트를 상대적으로 뒤로 두고 허리의 회전력과 손목의 임팩트를 이용해 홈런을 날리는 거포다.

이는 비록 모두 홈런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팀이 원하는 '밀어치는 배팅'으로 이어진다. 히팅 포인트도 앞으로 쏠려 있지 않기 때문에 정상적인 컨디션에서는 머리가 들리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부상이 있지 않은 한 타격 메커니즘이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는 반증. 이는 이승엽이 가진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다.

이승엽이 강력한 경쟁자 라미레스를 제치고 4번 타자 자리를 지키는 것. 여기에는 왼손 엄지의 확실한 회복과 특유의 히팅 포인트를 고수하느냐의 여부가 달려 있을 것이다. 이승엽은 과연 2008' 시즌 거인 군의 '기복 없는 4번 타자'로 활약할 수 있을 것인가?

<사진=요미우리 자이언츠>     



박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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