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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산의 핫스팟] '시즌 첫 승' 한화, 눈물겨운 13연패 탈출기

기사입력 2013.04.16 22:06

강산 기자


[엑스포츠뉴스=대전, 강산 기자] 한화 이글스의 13연패 탈출 과정은 어떤 슬픈 영화보다 눈물겨웠다. 마치 한국시리즈 7차전을 방불케했다. 계속된 패배에도 팬들은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에게 힘을 불어넣었다. 3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모든 관심이 16일 대전 NC-한화전에 집중됐다. 의도치 않게 성사된 빅매치다. 사실 한화로서는 '이겨야 본전'인 경기였지만 이제는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가 됐다. 

선수들도 일찌감치 경기장에 나와 2개의 배팅케이지에서 프리배팅을 했다. 긴장감 속에서도 웃음만은 잃지 않았다. 경직된 모습을 보여봤자 좋을 게 없었다. 김성한 한화 수석코치는 "몇 경기 분석해보니 서두르는 것이 느껴졌다. 스트라이크와 볼을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치겠다는 강박관념이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수석은 선수들에게 "심리적인 압박을 받지 말고 어려울수록 돌아가라"고 조언을 건넸다. "자꾸 얘기하면 오히려 부담만 준다. 평소 하던대로 하는 것이 좋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적장인 NC 김경문 감독은 김 수석에게 "고생이 많다"며 격려했다. 두산 베어스 감독 시절 9연패까지 경험했던 김경문 감독도 야구 대선배인 김응룡 감독의 타는 속을 모를 리 없었다. 그는 "연패를 당하고 있는 감독의 마음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른다. 우리는 창단 팀인데도 연패에 대한 부담은 어쩔 수 없다. 한화도 분명 연패를 끊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대전 홈 팬들은 곳곳에 플래카드와 현수막을 걸었다. 1루 내야 관중석 뒤쪽에는 '감독님의 1승을 기원합니다', '집념의 독수리여! 투혼을 불태워라!'는 메시지가 담긴 플래카드가 걸렸다. 평일임에도 경기장 1루측 한화 응원석은 3층까지 팬들로 가득찼다.

초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1회초 0-1로 뒤진 상황에서 좌익수 정현석의 실책을 시작으로 2점을 더 내줬다. 선발 데니 바티스타가 2회초 볼넷 이후 2루타를 맞아 추가점을 내줄 때만 해도 분위기는 넘어간 듯했다. 4경기 연속 1회 실점. 분위기가 좋을 리 없었다.

하지만 이대로 물러설 수는 없었다. 선수들은 다시 한번 뭉쳤다. 0-4로 뒤진 3회말 2사 후 상대 실책과 김태완의 몸에 맞는 볼로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김태균과 최진행의 연속 적시타로 단숨에 3점을 만회했다. 역전의 서막이었다. 5회말에는 1사 후 김태완이 끈질긴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옆구리 부상이 있었지만 "참고 해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선발 출전을 강행한 그였다. 곧바로 김태균의 역전 투런 홈런이 터졌다. 한화의 대전구장 리모델링 후 첫 홈런이었다. 5-4, 단숨에 승부를 뒤집은 한 방이었다.

6회말 쐐기 득점이 터져나왔다. 1사 2루 기회에서 이대수의 좌익선상 2루타로 1점을 추가했다. 점수는 6-4가 됐다. 그대로 경기가 끝났다. 바티스타에 이어 마운드에 오른 송창식이 3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의 승리를 지켜냈다. 김응룡 감독에게는 2004년 10월 4일 두산전 이후 무려 3116일 만에 따낸 감격적인 승리였다. 

김 감독이 방송 인터뷰를 위해 카메라 앞에 서자 6,524명의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내일도 인터뷰 하세요"라는 한 팬의 외침도 또렷하게 들렸다. 대전구장은 축제 분위기였다. 경기장을 빠져나가던 팬들은 김태균의 홈런 장면을 다시 보며 감탄했다. 김 감독은 "계속 지니까 '이게 야구다'라는 것을 처음 느꼈다. 1승 했으니 앞으로 잘 풀릴 것이다"고 말했다.

팬들과 코칭스태프, 선수단이 하나로 뭉쳐 일궈낸 값진 첫 승이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

[사진=한화 이글스 선수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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