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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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맥카시가 허정무보다 우선 순위? 확답 못 하는 기술위

기사입력 2007.12.08 03:32 / 기사수정 2007.12.08 03:32

이우람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마지막 보루였던 제라드 울리에게 고사하자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회가 급히 모셔온 소방수는 허정무 전 전남드래곤즈 감독이었다.

협회 기술위원회는 약속이라도 한 듯 손 사레를 저은 외국인 감독 후보군과의 최종계약이 모두 실패하자 부리나케 허 감독을 임명해 구색을 맞췄다. 이유는 넉 달 앞으로 다가온 2010월드컵 3차 예선 준비를 이제는 더는 미룰 수 없었기 때문이다.

허정무 감독이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자질과 덕망이 높은 지도자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한편으로 보면 최적의 선임을 했다는 평이다. 단기전에 강한 집중력과 선수 발굴, 미디어 대처 능력에 있어 허 감독만 한 지도자도 드물다.

그러나 결과가 아닌 과정에서 석연치 못했던 이번 감독 선임 과정은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명분도, 논리적인 이해도 없었다. 감독의 전술이나 스타일, 경험이 아니라 그저 국내냐 외국인 감독이냐를 고민해온 것이 지난 4개월의 행보였다. 하다못해 제라드 울리에와 믹 맥카시가 동급으로 인정받는 감독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엄밀히 따지면 그렇지도 않다. 오죽하면 맥카시 본인도 놀랬다고 하겠는가.

허정무 감독에게 부담만을 안겨줄 수밖에 없는 모양새다. 외국인 감독으로 가겠다는 기술위의 호언장담이 하루 만에 무너진 상태에서 떠맡은 꼴이다. 만약 기술위가 최소한 사대주의적 인선이 물씬 풍기는 이번의 기준이 아니라, 납득할 수 있는 선임으로 허 감독을 임명을 했더라도 '과오'라도 크게 세워줄 수 있었을 것이다.

기술위의 얘기에 따르면 허정무 감독은 기술위원회가 밝힌 감독 선임 기준에 따르면 3순위 영입후보였다. 외국인 지도자 영입이 마땅치 않으면 국내 지도자가 대신한다는 것이 골자였는데, 이 과정에서 허 감독을 비롯해 국내 지도자들의 위신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기술위가 매카시 감독이 왜 허정무 감독보다 우선순위에 있었는지 확답을 한 것도 아니었다. 이영무 기술위원장은 "밀월이나 선더랜드 시절 팀을 잘 이끌었다"고 답했지만, 엄밀히 얘기하면 기자들의 연이은 질문에 쩔쩔맨 모습이 역력했다.

또 유럽에 맥카시 말고도 현재 유럽에서 쉬고 있는 명장들이 많은데 왜 하필이면 울버햄튼을 맡고 있는 맥카시냐고 묻는 질문에도 그저 2002년 16강까지 올라 선전했던 전적만을 설명했을 뿐이었다. 이는 도리어 특정 에이전시에만 의존하는 협회의 아쉬운 행정력이 아니냐는 빈축을 샀다.

지난 2003년 이후 한국 축구 대표팀 감독의 평균 재임기간은 '1년'이다. 베어벡 전 감독보다도 신뢰가 가지 않는 모양새로 새 감독을 임명한 기술위의 이번 선택이 이번에는 얼마나 갈 수 있을지 걱정된다.

그나마 허정무 감독이라도 취임사로 태극 전사들의 정신 재무장을 강조한 모습이 믿음직스러워 다행이다.


 



이우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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