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그라운드 위에서 인간극장이 펼쳐진다. 레알 마드리드와 갈라타사라이의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 주제 무리뉴(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옛 제자 3인방과 해후한다.
무리뉴 감독이 이끄는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4일(이하 한국시간) 홈구장인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2012-1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을 치른다. 4강행 티켓을 놓고 맞붙는 양팀에 눈길을 끄는 인연이 있다. 옛 스승을 향한 제자들의 성장기가 펼쳐진다. 디디에 드록바와 웨슬리 스네이더, 하미트 알틴톱이 무리뉴 감독을 향해 창을 겨눈다.
드록바-스네이더, 청출어람 기대
무리뉴 감독과 좋은 기억을 공유 중인 드록바와 스네이더가 청출어람을 보여줄 태세다. 4강을 위해 옛 스승의 지략과 전술을 넘어야 하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드록바와 스네이더에게 무리뉴 감독과 인연은 각별하다. 드록바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첼시에서, 스네이더는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인터밀란에서 무리뉴 감독과 동고동락했다. 두 선수 모두 무리뉴 감독과 환상호흡을 발휘하며 첼시와 인터밀란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드록바는 무리뉴 감독과 함께 두번의 리그 우승과 3번의 컵대회 우승을 맛봤다. 스네이더도 2009-10시즌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합작하며 트레블의 역사를 만들어냈다.
그만큼 서로 잘 알고 있다. 드록바와 스네이더가 무리뉴 감독의 전술을 잘 아는 것 만큼 무리뉴 감독도 옛 제자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있어 얼마나 과거에서 벗어나 성장했는지가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무리뉴 감독으로선 갈라타사라이 공략을 위해 두 제자의 봉쇄는 핵심과제다. 두 선수의 활약도에 따라 공격의 무게감이 달라지는 갈라타사라이는 팀의 주포인 부라크 일마즈의 바로 아래에서 움직일 드록바와 스네이더의 공간을 최소화해야 한다. 무리뉴 감독도 지난달 갈라타사라이의 홈경기를 직접 찾아 전력을 체크하며 제자들의 움직임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알틴톱, 애증의 비수 꽂을까
알틴톱은 잊고 싶은 친정을 상대한다. 생각보다 악연은 깊다. 지난 2011년 바이에른 뮌헨에서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던 알틴톱은 큰 기대와 달리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슬럼프에 빠져 리그에서 5경기밖에 뛰지 못했다. 결장이 길어지자 자연스레 무리뉴 감독의 전술에서 자리를 잃었고 결장 기간 동안 주급을 마다하며 레알 마드리드를 향한 애착을 보였지만 지난해 갈라타사이로 이적할 수밖에 없었다.
고국으로 돌아온 알틴톱은 재기에 성공했다. 특유의 다재다능함으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하며 팀에 크게 공헌하고 있다. 이번 시즌 스네이더와 드록바 등 전력이 극대화되며 알틴톱의 살림꾼 역할도 더욱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골 감각도 좋다. 지난 16강에서 샬케04를 상대로 벼락 같은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을 뽑아내며 레알 마드리드전 준비를 끝냈다. 애증의 친정을 잡기 위해 알틴톱이 예열을 마친 상태다.
[사진=드록바, 무리뉴, 스네이더 (C)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