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3 0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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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을 위해 가차 없는 최용수 '김용대도 뺄 수 있다'

기사입력 2013.04.02 21:23 / 기사수정 2013.04.02 22:34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조용운 기자] "정신무장이 되지 않은 선수에게 기회는 없다"

경기 하루 전 FC서울의 최용수 감독이 한 말은 단순한 으름장이 아니었다. 제아무리 이름값이 높고 입지가 단단하다 할지라도 최 감독의 선택은 가차 없었다.

서울은 2일 홈구장인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베갈타 센다이(일본)와의 2013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조별예선 E조 3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지난 2월 장쑤 순텐(중국)전 이후 K리그 클래식과 ACL에서 5경기 연속 승리를 챙기지 못하던 부진한 흐름을 마침내 끊어냈다.

정신무장이 큰 효과를 봤다. 서울은 지난 리그 경기에서 상대보다 점유율을 더 가지고도, 더 많은 슈팅을 시도하고도 승리하지 못했다. 안일한 생각이 낳은 집중력 결여가 항상 실점으로 이어졌다.

최 감독도 "디펜딩챔피언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자칫 잘못하면 우리도 평범한 팀이 될 수 있다. 안일한 생각이 지금의 성적을 만들었다"고 질책했다.

사실상 골키퍼 김용대를 향한 일침이었다. 김용대는 지난 인천 유나이티드전과 경남FC전에서 연달아 판단 실수로 골을 허용했다. 국가대표까지 지내며 경험이 쌓일 대로 쌓인 김용대가 범해선 안 되는 실수였다.

결국 최 감독은 선발 제외라는 초강수를 빼내 들었다. 지난 시즌 전 경기, 전 시간 출전으로 연말 시상식에서 특별상까지 받았던 김용대를 최 감독은 골문이 아닌 벤치에 앉혔다.

무한 신뢰를 받던 김용대를 쉬게 한 효과는 경기에서 즉각 발휘됐다. 서울은 초반부터 집중력 있는 플레이로 전반 6분 만에 결승골을 뽑아냈고 김진규의 행운이 섞인 추가골 이후 몸을 날리는 수비로 리드를 지켜내는 모습을 보여줬다.

또한 김용대 대신 골키퍼 장갑을 찬 유상훈도 천금 같은 기회를 놓치면 안 되겠다는 각오여선지 선전했다. 비록 후반 종료 직전 무리한 방어로 퇴장을 당한 것이 옥에티였지만 그 전까지 활약은 새로운 경쟁을 알리기에 충분했다. 팀에서 가장 비중있는 선수를 벤치로 내린 최 감독의 배짱은 여러모로 서울에 긍정적인 효과를 낳았다.

경기 후 최 감독은 "코칭스태프와 충분한 회의를 거친 후 결정을 내렸다. 김용대에게도 압박에 부담 갖지 말라고 이야기 했다. 우리 팀 중심 선수이니까 이번 경기는 쉬어가는 리듬으로 생각하라고 말했다"며 선발에서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선수를 최대한 배려하면서도 칼 같은 결정을 내린 최 감독의 모습에 서울은 디펜딩챔피언의 면모를 다시 회복했다.

[사진 = 김용대 ⓒ 엑스포츠뉴스 김성진 기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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