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구미, 조용운 기자] 미세하게 다른 마음가짐이 대역전극을 만들었다.
구미 GS칼텍스가 27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13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3차전에서 화성 IBK기업은행에 세트스코어 3-2(21-25 16-25 25-16 26-24 15-7)로 승리하며 벼랑 끝에서 기사회생했다.
지난 1,2차전에서 0-2로 끌려가다 3세트를 잡고도 매번 무너졌던 GS칼텍스가 이번에는 똑같은 결과를 만들지 않았다. 지난 두 경기보다 더 어렵고 절박했던 순간 GS칼텍스의 저력이 나타났다.
세트스코어 1-2로 뒤진 4세트, GS칼텍스는 21점까지 IBK기업은행과 나란히 경기를 펼쳤다. 엎치락뒤치락하며 한치 앞을 모르던 경기는 급격히 IBK기업은행으로 쏠렸다.
매치포인트이자 올 시즌을 마무리할 24점 고지를 IBK기업은행이 먼저 밟았다. 24-21, 사실상 경기는 끝난 상황이었다. 그 누구도 GS칼텍스가 뒤집을 거란 생각은 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하지만 배유나의 호수비가 연달아 2개가 나오더니 베띠가 해결사로 나서며 26-24로 뒤집었다. 벼랑 끝에 몰렸던 GS칼텍스의 저력은 무시무시했고 이어진 5세트까지 일방적으로 가져가며 승부를 뒤집었다.
작가가 썼다고 해도 믿기 힘들 만한 역전극은 작은 차이에서 발생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양 감독이 꼽은 이유는 바로 정신력이다.
패배한 IBK기업은행의 이정철 감독은 "2-0에서 선수들이 마음을 놓았다. 3세트는 이해하지만 눈에 불을 켜야 할 4,5세트까지 놓았다"며 해이해진 정신력을 탓했다.
뒤이어 웃음과 함께 승리 소감을 전한 이선구 감독도 "상대가 마음을 놓았고 우리 선수들은 끈기를 보여줬다"며 "0-2 상황에서 3세트 들어갈 때 '이왕 지더라도 멋지게 지자. 얼굴 구기지 말고 웃어라. 팬들이 즐거운 배구를 하면 져도 괜찮다'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이선구 감독의 주문에 선수들은 차분하게 마음을 비웠고 최선을 다하려는 생각을 가지고 코트에 들어갔다. 그리고 기적 같은 역전쇼를 만들어냈다.
마음을 비운 GS칼텍스, 마음을 놓은 IBK기업은행의 조그만 차이가 챔피언결정전의 향방을 안갯속으로 몰아넣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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